“이란, 석기시대로 되돌리겠다”…트럼프, 종전 기대 ‘찬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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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발발 후 첫 대국민 연설
“2~3주간 이란 극도로 강하게 타격”
호르무즈 해협 문제엔 뒷짐
“미국산 사거나 스스로 가져가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전 발발 이후 첫 대국민 연설에서 종전 청사진 대신 추가 공습 의지를 강조하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다. 미국의 유가는 재차 상승하고 뉴욕증시 지수 선물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도 즉각 흔들렸다.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약 19분간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임무를 마무리 짓는 데 매우 가까워졌다”면서도 “향후 2~3주간 이란을 극도로 강력하게 공격할 것이다. 그들을 원래 있어야 할 석기 시대로 되돌려놓겠다”고 경고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에너지 시설 타격 가능성도 다시 언급했다.

이란 전쟁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황금시간대 대국민 연설이었지만, 기대됐던 종전 로드맵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승리 임박’ 메시지를 반복하며 기존 메시지를 반복하는 데 그쳤다. 그는 “신속하고 결정적이며 압도적인 승리”라며 “일을 아주 빨리 마무리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변수인 호르무즈해협에 대해서도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은 자연스럽게 다시 열릴 것”이라고 했지만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해상로를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는 드러내지 않았다. 이 해협을 통한 중동산 원유와 가스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을 향해 “미국에서 석유를 사들이거나 뒤늦은 용기를 내라. 해협으로 가 스스로 가져가고 지키고 활용하라”고 언급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이번 연설에서 자제했지만 앞서 백악관 부활절 오찬 행사에서는 한국을 특정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한국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안보·무역 압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쟁의 정당성과 성과를 강조하는 데 그친데다가 향후 2~3주간 강도 높은 추가 타격 방침까지 내놓으면서 오히려 불안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증시는 정규 거래를 이틀째 상승으로 마감했지만 3대 지수 선물은 트럼프 연설 이후 모두 1% 이상 하락했다.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일 아시아 시장에서 각각 5%, 4% 이상 급등했다.

레이첼 지엠바 지엠바인사이트 설립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임무가 거의 완수되고 있다고 선언했지만, 동시에 향후 몇 주 동안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이는 이란은 물론 걸프 지역 전역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더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말하면서도 해당 지역에 세 번째 항공모함과 추가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며 “그의 말을 믿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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