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 속으로 들어간 은행…제주은행 ‘DJ Bank’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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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제주은행장, 이강수(사진 왼쪽에서 여섯번째) 더존비즈온 부회장, 연다예(사진 왼쪽에서 일곱번째) EQT파트너스코리아 대표, 진옥동(사진 왼쪽에서 여덟번째) 신한금융그룹 회장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은행)

제주은행이 더존비즈온과 손잡고 기업 자금 흐름 안에 은행을 직접 넣는 ‘ERP 뱅킹’ 서비스 ‘DJ 뱅크(Bank)’를 공개했다. 기업이 별도로 은행 창구를 찾지 않고도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안에서 계좌 개설부터 대출 신청·실행까지 처리하는 구조다. 과거 재무제표와 담보 중심이던 기업금융 심사 방식을 실시간 ERP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놨다.

제주은행은 2일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DJ Bank 언팩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안신용평가 전략 모형, 법인 파킹통장, 인공지능 전환(AX) 솔루션 지원 자금 대출, ERP 연계 매출채권 담보대출 등 핵심 서비스를 공개했다. 향후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금 예측 서비스 ‘AI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붙여 기업의 자금 과부족을 미리 읽고 필요한 금융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번 서비스의 핵심은 기업금융의 기존 불편을 줄이는 데 있다. 기업은 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도 은행 방문, 재무제표 제출, 매출 증빙 보완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은행 역시 전년도 결산자료와 대표자 신용도에 의존해 기업을 평가해 왔다. 제주은행과 더존비즈온은 이런 한계를 △대면 위주 △서류 부담 △시간 지연 △정보 부족이라는 네 가지 장벽으로 규정하고 ERP 안에서 금융을 비대면·무서류·실시간으로 구현하겠다고 설명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그동안 은행은 제출된 재무제표에 의해서 평가를 해 왔지만 그 재무제표는 전년도 결산기였고 길게는 1년 반의 시간의 갭이 발생한다”며 “ERP 데이터를 가지고 기업을 평가한다면 지금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담보를 위주로 여신을 해왔던 은행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메인 발표를 맡은 채훈 제주은행 부행장은 DJ Bank를 ‘커넥티드, 리얼타임, 페이퍼리스’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그는 “기업은 오늘도 성장하고 있는데 은행은 여전히 작년 재작년의 데이터로 평가하고 있다”며 “ERP와 금융이 결합돼 기업의 업무 흐름 속에서 작동되는 새로운 금융 표준”이라고 했다.

제주은행이 가장 앞세운 것은 ‘대안신용평가 전략 모형’이다. 더존비즈온의 ERP 실거래 데이터와 각종 대안정보를 결합해 기존 신용평가의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기존처럼 외부 신용등급과 규제등급을 단순히 맞춰 승인·부결을 가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ERP 기반 정보를 더해 중저신용 고객군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반대로 리스크가 큰 차주는 더 정교하게 걸러내겠다는 설명이다.

‘ERP 연계 매출채권 담보대출’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외상매출이 많아 현금이 묶이는 중소기업의 자금 공백을 메우는 초단기 대출 상품이다. 기업이 ERP에서 매출채권을 확인하고 담보대출을 신청하면, 은행은 거래 이력과 재무정보 등을 바탕으로 진성 거래 여부를 판별한 뒤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진 회장은 “제주은행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던져본 것”이라며 “반드시 하나하나 이뤄가는 과정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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