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 라이트하고 관계를 설계하라

이것은 단순한 화장품 판매 성공이 아니다. 기업 경쟁력의 중심축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대적 사건이다. 우리는 지금 명확한 진실을 목격하고 있다. 많이 가진 기업이 아니라, 잘 연결한 기업이 이기는 시대가 왔다
이제 선언해야 한다. 에셋을 줄여야 한다. 그래야 속도를 얻는다. 과거 기업의 힘은 얼마나 많은 공장과 설비, 부동산을 소유했는가에 의해 결정되었다. 그러나 그 시대는 저물고 있다. 지금의 경쟁력은 소유의 양이 아니라 연결의 질에서 나온다. 공장을 많이 가진 기업이 아니라 관계를 정교하게 설계한 기업이 시장을 선도한다. 자산을 쌓는 기업이 아니라 흐름을 설계하는 기업이 승리한다.
연결하라.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다.
구다이글로벌은 그 사실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공장을 짓지 않았다. 대신 스스로를 제조기업이 아니라 브랜드 기업으로 정의했다. 생산은 외부 파트너에게 맡기고, 내부에서는 브랜드, 콘텐츠, 상품기획, 마케팅에 집중했다. 이것이 바로 나이키형 화장품 회사의 본질이다. 직접 다 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에 집중하느냐이다. 제조를 움켜쥐는 기업이 아니라 시장을 읽고 고객의 마음을 선점하는 기업이 이긴다.
생산의 시대가 가고, 마케팅의 시대가 오고 있다.
1980년대 세계는 일본 제조업의 힘에 열광했다. 1986년 일본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아키오는 『메이드 인 재팬』을 통해 일본 제조업의 정밀함과 품질경영이 세계를 어떻게 제패했는지를 보여줬다. 당시 일본은 압도적인 생산의 힘으로 세계 시장을 휩쓸었다. 그러나 시대는 달라졌다. 이제는 단순히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진국은 생산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선진국은 마케팅으로 승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제 잘 만드는 단계를 넘어, 누가 어떻게 가치를 전달하고, 어떻게 고객의 마음을 얻고, 어떻게 시장의 흐름을 조직하느냐로 경쟁하는 시대로 들어섰다. 이제 승부는 공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승부는 시장에서, 브랜드에서, 콘텐츠에서, 영업에서 갈린다. 이제 에셋 라이트를 선언해야 한다. 무거운 것을 줄이고, 연결로 승부해야 한다.
구다이글로벌과 한국콜마의 관계는 단순한 외주가 아니다. 그것은 관계 디자인이다. 구다이글로벌은 공장을 짓는 대신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가진 한국콜마와 협력했다. 그 결과 생산이라는 무거운 부담을 덜고, 더 중요한 영역인 브랜드 개발, 시장 포지셔닝, 글로벌 유통, 콘텐츠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다. 제조는 한국콜마의 강점을 활용하고, 시장과 브랜드는 구다이글로벌이 설계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에셋 라이트 전략이다. 이것은 비용 절감이 아니다. 이것은 가치사슬 전체를 다시 짜는 전략 혁신이다. 소유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의 축을 옮기는 것이다.
구다이글로벌은 대한민국 화장품 생태계를 오케스트라로 움직이고 있다. 내가 본 구다이글로벌은 대한민국 화장품 생태계를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였다. 단순히 외부 자원을 쓰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한국의 제조·유통·마케팅 역량을 하나의 목표로 정렬시킨 '플랫폼 디자이너'다.
생산의 힘에서는 한국콜마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ODM 네트워크가 움직이고 있었다. 유통의 힘에서는 올리브영이라는 강력한 국내 기반 위에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IT 채널이 결합되어 있었다. 사람의 힘에서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실행력이 빠른 150여 명의 젊은 한국 청년 마케터들이 뛰고 있었다. 브랜드의 힘에서는 조선미녀라는 이름 그대로 전통과 현대 감각을 결합한 강력한 스토리텔링이 살아 있었다. 생산, 유통, 사람, 브랜드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협주처럼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었다. 이것이 한국형 기업 생태계의 힘이다. 이것이 연결의 힘이다.
생산성의 시대가 아니라 상상력의 시대가 오고 있다.
과거에는 노동력과 설비가 경쟁력이었다. 이제는 상상력과 기획력, 그리고 고객의 마음을 얻는 브랜드 전략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한다. 기업은 더 이상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조직이 아니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정의하고, 그것을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와 경험으로 전달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조직이다. 제품보다 스토리가 중요하고, 설비보다 브랜드가 중요하며, 생산량보다 고객의 감정 점유율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오늘날 기업의 핵심 역량은 생산성에서 상상력으로 옮겨간다. 공장보다 아이디어가 크고, 기계보다 브랜드가 오래 간다.
'규모의 경제'가 가고, '속도의 경제'가 오고 있다.
시장 변화는 너무 빠르다. 소비자의 관심은 끊임없이 이동하고, 유통 환경은 계속 재편되며, 플랫폼의 질서는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 무거운 자산을 가진 기업은 변화에 늦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공장을 가진 기업은 설비 가동률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재고를 걱정해야 하며, 고정비를 회수하기 위해 기존 모델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나 자산이 가벼운 기업은 다르다.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고, 새로운 콘셉트를 빠르게 시험할 수 있으며, 작은 자본으로도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실패 비용은 줄고, 실험 속도는 빨라진다. 결국 가벼움이 경쟁력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가벼움이 속도를 만들고, 속도가 시장 선점력을 만든다. 오늘의 승자는 더 크게 가진 자가 아니라, 더 빨리 움직이는 자이다.
구다이글로벌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연결을 재설계하라는 것이다. 과거 기업은 생산과 자산 중심으로 경쟁했다. 그러나 이제는 연결과 기획 중심으로 경쟁한다. 경쟁력은 규모에서 나오지 않는다. 얼마나 잘 연결하고,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서 나온다. 기업은 모든 것을 직접 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외부의 최고 자원과 협력해야 한다. 소유는 흐름의 병목을 만들지만, 연결은 흐름의 날개를 달아준다.
생태계를 지휘하는 '플랫폼 디자이너', 구다이글로벌이 보여준 것은 K경영의 미래이다
나는 여기에서 K경영의 미래를 본다. 구다이글로벌은 대한민국 메이드 인 코리아 기업 생태계의 총합이자 종합판이다. 화장품 1억개 판매라는 숫자는 어느 한 기업의 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은 한국형 제조 역량, 한국형 유통 플랫폼, 한국형 청년 마케팅 조직, 한국형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함께 만들어낸 시너지의 결과이다. 모리타아키오가 한때 제조의 일본을 자랑했다면, 이제 우리는 생태계와 마케팅의 한국을 세계에 선포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미래 기업의 성공 공식은?
미래 기업은 공장을 짓는 기업이 아니라 관계를 설계하는 기업이다. 결국 미래 기업의 성공 공식은 단순하다. 소유를 줄이라. 연결을 설계하라. 공장을 짓기보다 생태계를 조직하라. 설비를 늘리기보다 브랜드를 키우라. 유형 자산을 쌓기보다 무형 자산을 증폭하라. 생산에 머물지 말고 영업으로 나아가라. 규모에 안주하지 말고 속도로 승부하라.
에셋 라이트하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면서 외부관계를 디자인하라!!
에셋을 줄이면 속도를 얻는다. 속도를 얻으면 시장을 읽을 수 있다. 시장을 읽으면 고객의 마음을 먼저 선점할 수 있다. 이것이 공장이 없는 구다이글로벌이 1억 개 화장품을 판 비밀이다.
이것은 차가운 자산의 결합이 아니라, 사람의 상상력과 신뢰의 관계를 디자인하는 인간 중심의 K경영이 만들어낸 쾌거다. 이것이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이 배워야 할 새로운 성장 문법이 될 것이다.
서울대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도쿄대 경제학부 객원연구원, MIT 국제자동차프로그램(IMVP) 연구위원, 조지워싱턴대학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 위원장,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이사, 신남방정책 민간자문위원을 역임하며 정부 자문 역할도 수행했다.
또한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포스코에너지 등 대기업의 자문교수 및 현대모비스·홈앤쇼핑·킨텍스 사외이사 등 산업계와 학계를 연결하는 산학연 허브형 리더로 평가받는다. 윤경ESG포럼 공동대표, 한국인도네시아경영학회 회장으로서 아세안과의 경영교육 및 교류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2018), '이토록 신나는 혁신이라니'(2019), '플랫폼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2015) 등이 있다. 다수의 국내외 수상 경력도 보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