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정경구 IPARK현대산업개발 대표, 현장 중심 체질 개선 속도 [CEO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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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 수주로 지난해 도시정비 최대 실적
현장 누비는 CEO…안전·품질 관리 강화
‘광주 화정 아이파크’ 신뢰 회복 시험대

정경구 IPARK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재무 안정화 성과에 더해 현장 중심 실행력을 강화하며 조직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HDC그룹의 변곡점에서 정 대표의 행보에 기업의 미래와 사고 이후 신뢰 회복의 성패가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IPARK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조태제 대표가 사임하면서 지난해 3월 시작된 공동대표 체제가 1년 만에 종료됐다. 이로써 정 대표는 그룹 핵심 계열사를 홀로 이끌게 됐다.

이 같은 리더십 변화는 그룹 차원의 전략 전환과도 맞물려 있다. HDC그룹은 ‘아이파크(IPARK)’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주택·도시개발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정 대표는 이런 전환기 속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 대표는 증권사 출신의 재무 전문가로, 신한투자증권을 거쳐 현대산업개발 재무팀에 합류한 뒤 줄곧 재무·경영관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이후 2016년 경영기획본부 상무를 시작으로 경영관리본부장과 HDC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치며 경영 전반으로 역할을 넓혔다. 2024년 말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이후에는 ‘재무통’ 이미지를 넘어 현장 중심 경영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 대표 체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도시정비사업 수주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도시정비 수주액 4조801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1조3332억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등 핵심 사업지 확보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간 결과다.

구체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미아 9-2구역 재건축(2988억원), 신당10구역 재개발(3022억원), 인천 굴포천역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6361억원) 등을 수주했다. 부산에서도 광안4구역 재개발(4196억원), 연산10구역 재개발(4453억원), 온천5구역 재개발(3777억원) 등 주요 사업지 시공권을 확보했다.

실적도 개선 중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4조1470억원, 영업이익 24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재무 전문가답게 원가도 꾸준히 관리해 지난해 매출총이익률은 14.3%로 전년(9.5%) 대비 4.8%포인트(p) 상승했다. 매출총이익률은 전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제외하고 남은 돈의 비율이다. 비율이 높을수록 생산 원가 절감이 잘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대형 자체 사업의 매출 인식 확대 영향이 컸다. 특히 ‘서울원 아이파크’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매출이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총사업비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으로, 1차 중도금 납부 이전 분양 물량을 기준으로 매출이 반영되고 있다. 회사는 해당 사업의 계약률 목표인 95%를 달성한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을 바탕으로 정 대표는 중장기 성장 전략도 제시했다. 정 대표는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IPARK현대산업개발이 도시 개발 플랫폼으로서 자리를 더욱 공고하게 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서울원 IPARK의 성공을 이을 ‘넥스트(Next) 서울원’ 사업을 발굴해 차별화된 개발 역량을 한층 더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둘러보는 정경구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사진제공=IPARK현대산업개발)

정 대표는 주요 사업지와 공사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안전과 품질을 동시에 관리하는 ‘현장형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매월 ‘안전점검의 날’을 직접 주관하며 주요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 이후 진행 중인 철거 및 재건축 과정에서도 공정과 품질을 밀착 관리하는 등 안전 경영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전 현장에 스마트 안전 체계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겨울철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경남 마산해양신도시 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 경영진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이는 마산만 일대를 매립해 약 63만㎡ 규모 인공섬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현장에서는 도로와 수변 산책로, 각종 시설물 시공 상태와 안전 설비 전반을 점검했다.

이보다 앞서 계절적 위험 요인을 고려한 선제 대응에도 나섰다. 기온 변화로 안전사고 가능성이 커지는 겨울철을 앞두고 동해선 포항~영덕 고속도로 4·5공구 현장을 찾아 안전 관리 상태를 점검했다.

정 대표의 현장 중심 행보는 주요 사업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4월 정 대표는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지를 찾아 공사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IPARK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위치한 용산에 대한 상징성을 강조하며, 조합원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정 대표는 공사 현장뿐 아니라 협력사와 현장 근로자를 대상으로도 안전 가치를 공유하고 현장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센테니얼 아이파크' 공사 현장 전경. (사진제공=IPARK현대산업개발)

정 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재시공이다. 정 대표는 2022년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HDC로 자리를 옮겼다가 약 2년 반 만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때문에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태 이후 회사 정상화와 신뢰 회복은 정 대표에게 핵심 과제일 수밖에 없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해당 단지의 재시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12월 ‘광주 센테니얼 아이파크’로 이름을 바꾸고 공사를 재개했다. ‘센테니얼’에는 100년을 내다보는 주거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현재 공정률은 약 63% 수준으로 2027년 초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재시공 과정에서 품질과 안전 관리에 집중하며 신뢰 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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