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에 대출금리 상방 압력…한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3년 5개월 만에 7%를 넘어섰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면서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영향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27일 기준 연 4.410~7.010% 수준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고정금리가 7%를 웃돈 것은 2022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금리 상승폭도 뚜렷하다. 지난해 12월 말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930~6.230%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상단과 하단이 각각 0.78%포인트, 0.48%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금리 상승은 채권시장 불안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27일 기준 4.119%까지 상승했다. 특히 2월 말 이후 중동 사태가 격화되면서 불과 한 달 사이 0.547%포인트 급등했다.
다른 대출 금리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는 연 3.850~5.530% 수준으로 상단이 지난해 말보다 0.17%포인트 상승했고,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코픽스 기준) 역시 연 3.610~6.010%로 상단이 0.14%포인트 올랐다.
시장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상승세를 이어오다 연말·연초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다시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상황에 따라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시장금리 전반에 상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훈 KB금융연구소 경제연구센터장은 “향후 중동 전황에 따라 유가 상승 폭이 커지고 고유가 상태가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재확산을 대비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며 “유로존은 이미 물가 둔화 속도가 느리고 임금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만큼 금리 인상 시점이 미국보다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경우 K자형(양극화) 성장과 금융 안정을 동시에 고려해 신중한 입장이지만, 만약 고유가 장기화로 물가 상승세가 석 달 이상 이어지면 올해 3분기부터 내부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