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당국, 수천조 굴리는 글로벌 운용사들 만난다…韓 지배구조 개선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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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컨퍼런스 이어 당국 면담…글로벌 투자자 ‘직접 소통’
피델리티·베일리기포드 참여… 운용자산 향방 주목
상법 개정·스튜어드십 논의…코리아 디스카운트 해법 모색

금융당국이 수천조원을 운용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만나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거버넌스)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시각을 반영해 거버넌스 개선 해법을 모색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15일 피델리티, 베일리기포드, 임팩스자산운용, 매튜스아시아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상법 개정 논의에 따른 우리나라 거버넌스 정책 방향과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운영 방향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이번 일정은 간담회 하루 전 열리는 ‘ICGN Korea Conference 2026’의 연장선으로 알려졌다. 이 컨퍼런스는 한국거래소와 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행사로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와 스튜어드십 코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를 글로벌 투자자들과 논의하는 자리다.

방한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컨퍼런스 참석에 그치지 않고, 이튿날 금융당국과 별도 면담까지 이어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ICGN 네트워크가 거래소가 아닌 당국과 직접 정책 대화를 갖는 사례는 드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자본시장에서는 이번 간담회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피델리티는 세계 3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의 글로벌 조직으로, 지난해 말 운용자산(AUM)이 1000조원을 넘는다. 영국 운용사 베일리기포드는 약 500조원, 임팩스자산운용은 약 60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한다. 이들 기관은 한국 시장 투자 비중 확대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투자자로 꼽힌다. 거버넌스 개선이 가시화되면 실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최근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이번 간담회의 배경으로 꼽힌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은 지배구조 개선과 직결된 사안들로 평가된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도입과 전자주주총회 확대, 집중투표제 및 감사위원 선출 방식 개선 등이 대표적이다. 당국도 금융사를 대상으로 1월부터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이사회 독립성과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성과보수 체계, 낙하산 관행 손질에 나섰다.

기관투자자 역할을 강화하는 정책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금융위는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방안을 통해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와 주주활동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시하는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코드 이행 수준에 따라 인센티브와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민감하게 보는 부분은 지배구조와 주주환원”이라며 “이번 간담회는 정책 방향에 대한 피드백을 직접 듣는 자리인 동시에, 투자 확대 여부를 가늠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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