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무서운 트럼프의 ‘입’…‘오락가락 메시지’에 세계 경제 출렁 [이란 전쟁 한달]

기사 듣기
00:00 / 00:00

‘발전소 초토화’ 48시간 최후통첩 후 돌연 공격 유예
“백악관, 종전 목표 시점 4월 9일로 설정”
유가 급락·뉴욕증시 반등…시장 불안은 여전
공수부대 투입 등 군사 옵션 병행 검토
에너지 의존 높은 한국 경제 충격 확산

미국ㆍ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지난달 28일 발발한 이후 한 달을 앞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확실한 메시지가 정책 일관성을 저해하며 글로벌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역시 생산비용 증가와 자영업 부담 확대 등 충격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에 환율과 증시도 요동치며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고조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최후통첩 시한 만료를 12시간 앞두고 돌연 협상 개시를 선언하면서 공격을 5일간 유예했다. 이 같은 메시지 변화에 국제유가는 급락하고 뉴욕증시는 반등했지만 시장의 불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전쟁보다 발언이 더 큰 변수”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핵무기 포기를 포함해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했다”며 조기 종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번 주 파키스탄에서 회담을 열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매체 예디오트아흐로노트는 백악관이 전쟁 종식 목표 시점을 다음 달 9일로 설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란도 처음에는 미국과의 대화를 부인했으나 이후 우방국을 통해 종전을 위한 미국 측의 협상 요청을 전달받았다고 밝히며 간접적인 접촉을 인정했다.

하지만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나 다른 행정부 관계자들이 분쟁 해결이 임박했다는 듯한 발언을 할 때마다 에너지 가격이 급락했다가 이란이 에너지 인프라를 추가로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한 봉쇄하겠다고 선언하면 다시 반등하는 흐름이 수차례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아울러 협상론이 부상하는 가운데서도 미국은 병력 증원과 추가 군사 옵션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전 세계 어디든 18시간 내 투입이 가능한 약 3000명 규모의 82공수사단 신속대응부대를 포함한 병력 투입을 검토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 승인 시 제31해병원정대 약 2500명을 동원한 공격 시나리오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이들 전력은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에 투입될 수 있다. 종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협상 결렬 시를 대비하는 강온 양면 전략이 시장의 피로감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입장을 시시때때로 바꾸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이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유가 널뛰기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하고 증시는 변동 폭을 키우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란 전쟁의 핵심 변수가 전장이 아니라 백악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쟁 그 자체보다 지도자의 예측 불가능성이 세계 경제를 흔드는 구조적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