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해운조합이 유가 급등으로 연안해운업계가 사실상 운항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한국해운조합은 24일 성명서를 내고 “중동 상황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연안여객선과 화물선 사업자들의 경영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현 수준에서는 선박을 띄울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조합에 따르면 현재 육상 운송에 적용되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영향으로 육상 경유 가격은 1800원대에 머무는 반면 해상용 경유는 240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육상보다 해상 유류비가 더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유류비 상승 속도도 가파르다. 여객선 면세 경유는 2월 리터당 790원에서 4월 1600원대로 두 배 이상 올랐고 화물선 과세 경유 역시 같은 기간 66% 상승해 2380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은 “이 같은 가격이 현실화될 경우 여객선사는 적자 폭이 확대되고 화물선 역시 수익구조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운항 중단을 고민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조합은 “인천에서 소형 화물선을 운영하는 업체의 경우 항차당 약 30만원 이익 구조에서 유류비만 80만원이 추가 발생해 운항할수록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합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업계 문제가 아니라 국가 물류와 민생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합은 “연안여객선은 도서 지역 주민의 유일한 교통수단이고 연안화물선은 철강, 시멘트 등 주요 산업 물류를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운항 차질이 현실화되면 섬 주민 생활 불편과 제조업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합은 정부에 제도 개선을 공식 건의했다.
조합은 “육상과 동일하게 선박용 경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해 유가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며 “여객선에 대한 유가연동보조금 신설과 화물선 보조금 상한 현실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관계부처가 협력하는 범정부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합은 자체 지원도 추진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해운조합은 “약 170억 원 규모 재원을 활용해 유류비 부담을 겪는 선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급격한 유가 상승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한국해운조합은 “현재 유가 급등은 이례적인 수준의 위기”라며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 없이는 정상적인 운항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