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제조업자 범위는 사업주로 한정”

동물용 의약품이 잔류된 폐사어로 사료를 제조·판매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직원은 사료관리법상 ‘제조업자’에 해당하지 않지만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된다고 보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사료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1심이 선고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유지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제주시에 있는 한 수산업협동조합의 대리인 겸 본부장으로 근무하며 사료 제조·판매 업무를 총괄하던 중, 2022년 10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양식업자들로부터 동물용 의약품이 투여된 뒤 휴약기가 지나지 않은 폐사어를 수거해 사료 원료로 사용했다.
이후 해당 폐사어를 이용해 엔로플록사신 성분이 잔류된 사료 약 17만5830㎏을 제조하고, 이를 약 2억4900만원 상당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 씨의 사료관리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동물용 의약품이 허용기준 이상으로 잔류된 사료의 제조·판매는 금지되며, 이 사건 사료의 경우 허용기준이 ‘불검출’인 엔로플록사신이 검출된 이상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특히 A 씨는 해당 규정의 수범자는 자신이 아니라 협동조합이라고 주장했지만, 원심 재판부는 “제조업자는 사료를 제조해 판매 또는 공급하는 업을 영위하는 자를 의미하며 제조업 등록을 마친 자에 한정될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A 씨를 사료관리법상 ‘제조업자’로 본 것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제조업자는 사료를 제조해 판매·공급하는 업을 영위하는 자로서 제조업으로 인한 권리·의무가 귀속되는 사업주를 의미하고 직원이나 대리인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A 씨가 양벌규정에 따라 ‘행위자’로서 처벌 대상에 해당하는 점을 들어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양벌규정이 적용되는 행위자에 해당하고 유죄로 인정되는 범죄사실과 적용 법조, 법정형이 동일하다”며 “원심의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