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부동산신탁사 대표이사(CEO)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건전성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책임준공형 사업장 소송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만큼, 외형 확대보다 내실 경영에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부동산신탁사 CEO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황선오 자본시장·회계 부원장과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14개 부동산신탁사 CEO 등이 참석했다.
황 부원장은 먼저 신탁업계의 신뢰 회복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PF 사업장 부실과 책임준공형 사업장 관련 소송 패소 등으로 신탁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저하됐다"며 "내부통제 부실로 임직원의 사익추구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업계 신뢰도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올해 7월부터 신탁사에도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는 만큼 CEO들이 내부통제 체계 정비를 직접 챙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원진의 내부통제 책임이 한층 강화되는 만큼 실효성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준법 경영 문화를 조직 전반에 정착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임직원 일탈행위에 대한 관리 강화도 강조했다. 금감원은 올해 1월 시행된 ‘부동산신탁사 영업행위 모범규준’을 언급하며 수주 심의 절차, 용역업체 선정, 자금 집행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준법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재차 언급했다.
소비자보호도 핵심 화두로 제시됐다. 금감원은 부동산 사업 특성상 수분양자와 대주단, 시공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신탁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민원을 듣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공 지연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정 관리도 철저히 하고, 단순 자금관리 대리사무를 신용보강으로 오인하는 일이 없도록 업무 관행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책임준공형 사업장 관련 리스크 관리도 주문했다. 금감원은 최근 신탁사들이 책임준공 기한이 지난 사업장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점을 거론하며 유동성 컨틴전시 플랜을 재점검하고, 필요하면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이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준공 기한이 도과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소송 제기 여부와 무관하게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을 것도 주문했다.
그간 토지신탁 외형 확대에 치중해온 영업 관행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드러냈다. 금감원은 "신탁사의 재무 리스크가 자본여력과 위험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외형 성장에 집중한 데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는 자기자본 범위 내에서 신규 사업을 수주하는 등 보다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역할도 주문했다. 금감원은 신탁사가 정비사업 등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규 주택 공급 활성화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에 참석한 신탁사 CEO들은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와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를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유동성 확보와 건전성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안정적인 부동산 공급이라는 신탁사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책임준공형 사업장 소송 등과 관련한 유동성과 건전성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내부통제 미흡으로 인한 위법 또는 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