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임금 인상 요구”…회사 “시기 부적절” 기류 확산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에 돌입하며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이를 놓고 반도체와 세트 사업이 동시에 반등을 모색하는 시점에서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재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회사의 경쟁력 회복 흐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이달 9일부터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 93.1%로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재적 조합원 약 9만 명 가운데 6만6019명이 참여했고, 이 중 6만1456명이 찬성했다. 투표율은 73.5%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쟁의권 확보를 공식화했다. 19일 1호 지침을 발표하고 다음 달 23일 집회를 거쳐 5월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핵심 요구안은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7% 등이다. 노조는 “성과급 정상화와 공정한 보상 체계 구축”을 내세웠다.
다만 재계에서는 요구 수준과 시점을 동시에 문제 삼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황 반등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를 발판으로 실적 회복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파업 추진은 부담 요인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과 파운드리 사업 재정비 등으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생산 차질 가능성은 직접적인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6세대 HBM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며 기술 우위를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 AMD와 협력해 공급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시장 지배력 확대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이제 막 경쟁력 회복의 초입에 들어선 상황에서 파업은 회사 전체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성과급 확대 요구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주와 시장의 시각도 유사하다. 최근 주주총회와 글로벌 행사 등을 통해 경영 성과와 기술 경쟁력 회복 기대감이 형성되는 흐름 속에서 노조의 강경 투쟁이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기업 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부 여론 역시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방향으로 형성될 경우 협상 구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회사 측은 공식적으로 대화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5월까지 노조와 협상을 지속하며 파업 현실화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지금은 재도약을 위한 중요한 시기”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글로벌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기”라며 “노사 모두 장기적인 경쟁력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