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충격으로 급락했던 코스피가 59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유가 급등이 주가로 이어지는 ‘시차’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례에 비춰볼 때, 증시의 진정한 저점은 유가 정점 이후 약 4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형성됐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4.55포인트(5.04%) 오른 5925.03에 장을 마쳤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이후 5094까지 추락했던 코스피는 14일 만에 5900선을 회복했다.
러-우 전쟁 사례에 비춰볼 때 국내 증시의 저점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가 급등이 물가와 주가에 반영되기까지의 ‘시차’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2년 브렌트유는 러우 전쟁 발발 12일 만에 배럴당 128.2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코스피 저점(2333)은 이보다 늦은 7월 6일에 형성됐다. 최종 저점(2156)은 9월에서야 이르렀다. 유가 상승 여파가 국내 증시에 완전히 반영되기까지 약 4개월 반에서 6개월이 소요된 셈이다.
이란 사태가 러-우 전쟁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경우 7월 1차 저점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가 충격이 물가에 반영된 이후 누적된 비용 부담이 정책을 압박하는 9월 최종 저점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은 전쟁 충격이 자산 가격에 한 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충격은) 유가에는 약 2주, 기대인플레이션에는 약 2개월, 공식 물가에는 약 4개월, 주가에는 약 4개월 반의 시차를 두고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충격의 강도보다 지속 기간”이라며 “시장이 단기전 기대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버틸 수 있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에너지 비용 충격은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 정책 경로를 따라 뒤늦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2년과 지금은 통화 정책 환경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봤다. 2022년에는 연준 금리가 0~0.25%의 초저금리 상태에서 출발해 유가 급등이 즉각적인 긴축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이미 중립 이상의 수준의 금리 환경을 유지하고 있어 충격이 과거보다 완만할 수 있다. 또 수급 측면에서도 개인 투자자의 대기 자금이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고객예탁금은 117조8000억원으로 2025년 말(87조4000억원) 대비 30조4000억원이 많다. 외국인과 프로그램이 매도 우위인 가운데 개인 자금이 받아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