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항공사 부기장이 전·현직 동료 기장들을 잇달아 노린 사건이 수도권과 부산, 울산을 오간 끝에 하루 만에 검거로 이어졌다. 피의자는 경찰 압송 과정에서 “3년 동안 준비했다”고 주장하며 계획범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사건의 시작은 16일 새벽 경기 고양이었다. A 씨는 이날 오전 4시 3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주거지 엘리베이터 앞에서 같은 항공사 기장 C 씨를 상대로 범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며 현장을 벗어났고 곧바로 112에 신고하면서 사건은 미수에 그쳤다.
이 사건 이후 A 씨는 휴대전화를 끄고 이동을 이어갔다. 대중교통을 갈아타고 옷을 갈아입는 등 추적을 피하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경찰 수사는 초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튿날인 17일 새벽, 사건은 부산에서 다시 발생했다. A 씨는 이날 오전 5시 30분께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또 다른 항공사 기장 B 씨를 찾아가 준비한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다. B 씨는 오전 7시께 이웃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같은 시각 접수된 신고를 토대로 현장 수사에 착수했고 전날 고양에서 발생한 사건과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동일 인물의 연속 범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사는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A 씨는 범행 직후 부산을 벗어나 다시 이동을 이어갔다. 경찰 추적을 피하며 도주하던 A 씨는 이날 오후 8시 3분께 울산 남구 삼산동의 한 모텔에서 결국 붙잡혔다. 검거 당시 A 씨에게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된 상태였다.
검거된 A 씨는 같은 날 오후 10시 36분께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됐다. 취재진 앞에 선 그는 범행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공군사관학교 부당 기득권에 억울하게 인생을 파멸당했다”며 “제 할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범행을 언제부터 준비했느냐는 질문에는 “3년 동안 했다”고 답했고, 추가 범행 계획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4명”이라고 말해 추가 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경찰은 A 씨가 과거 같은 항공사에서 부기장으로 근무하다 2024년 퇴사하는 과정에서 동료들과 갈등을 겪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피해자 B 씨와 C 씨 모두 A 씨의 직장 상사였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퇴사 이후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첫 시도 이후 하루 만에 다시 범행이 이어지고 지역을 넘나드는 이동 경로가 확인되면서 사전 계획 여부에 대한 수사도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추가 범행 대상의 실체 등을 확인하는 한편,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