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K푸드 주역’ 중견기업 지원 강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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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

새 정부 들어 민생 물가안정에 집중한 결과, 작년 물가 상승률은 2.1%로 선방했다. 주요 필수 소비재기업과의 소통과 독과점 담합 적발 등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기업들 역시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대내외 기업 경영 환경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대외적인 측면에서는 지난달 말 터진 중동전쟁 등 세계정세 불안과 기후 위기로 인해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상승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로 공급망 위기를 경험한 세계 각국은 주요 원재료의 수급 대응 차원에서 자국 내 보관 재고량을 늘리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원화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환율은 즉각 원가에 반영되는 수치이기에 다른 요인에 비해 대응이 쉽지 않다.

‘물가안정 기여’ 식품기업에 인센티브

대내적 측면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지는 소비 침체로 의류와 신발 등 준내구재를 넘어 식품 소비까지 줄이는 상황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승용차 판매를 제외한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0.7% 감소하며 2022년 이후 줄곧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내수 부진은 탄탄한 실적을 보이던 식품기업까지도 기업 경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25년 주요 식품기업 실적에서도 영업이익 감소로 나타났다. 대내외 환경적 측면에서 기업이 장기적으로 정부의 민생 물가 안정 정책을 따라가기가 버거운 형편에 놓여 있는 셈이다.

얼마 전 99원짜리 생리대가 나오면서 국민적 관심과 환영을 받았다. 정부의 물가 안정과 보조를 맞추고 국민에게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필자는 ‘과연 99원 생리대를 기업이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복잡한 글로벌 정세로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인상, 내수 부진이라는 국내 경제 환경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제품 가격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적인 이야기다.

현 정부 들어 민생 물가 안정 분위기를 만들고 기업에 인식시키는 것은 안착이 되었다. 하지만 현재 물가 상승 요인은 쉽게 풀 수 있는 방정식이 아니며, 언제 끝날지 모르기에 이제는 단기적 방안을 넘어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다. 정부는 물가 안정에 동참하는 기업에 대해 구체적인 유인체계를 마련하여, 신뢰 관계 및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우선, 국내 정책 측면에서 장바구니 물가에 밀접한 생활필수재, 식품 기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기업지원이 필요하다. 작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신규 지정한 5개 기업을 제외하고는 우리가 이름을 익히 아는 대다수의 식품기업이 중견기업에 속한다. 이 기업들이 국내 식품 물가 영향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이들 기업은 중소·벤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성장 정책에 지원할 수도 없고, 전략산업으로서의 혁신성과 첨단기술 등의 기준에도 해당되지 못하는 상황으로 오히려 정부의 지원에서 소외되는 실정이다. 따라서 먹거리 물가, 민생경제 안정 측면에서의 새로운 시각의 지원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시선을 나라 밖으로 돌려 주요 식품 제조 기업의 해외시장 확장에 정부가 적극적인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최근 주가와 수출 호조로 소비심리가 일부 살아나고 있지만, 국내 내수 시장이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식품 기업들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해외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이 필수적인 시점이다. 그러나 수출 지원도 마찬가지로 중소기업 진출과 대기업은 전략산업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 주요 식품기업들은 정부 지원의 중심에서는 멀어져 있다.

정부 간 협업 … 해외진출 활성화를

최근 몇 년간 국내 식품산업의 지형은 해외 수출 실적을 토대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다양한 요인으로 폭발적 해외 매출을 일으킨 기업이 약진하고, 내수 중심의 기업들은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작년 K푸드 수출이 136억달러를 돌파하며, 국내 식품산업 전체가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는 역량 있는 국내 식품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적극적인 정부 간 협업 지원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력과 위상이 올라간 지금 정부 지원은 K푸드 확장에 폭발력을 더할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식품산업에 기대하기 어려웠던 국가 성장동력의 역할까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지원을 통한 필수 소비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은 외화 수입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제조업 성장과 고용 확대로 귀결될 수 있어 더욱 큰 파급효과를 기대케 한다.

최근 국제 정세는 혼란을 더하고 있다. 가중되는 혼란 속에서 국내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지키기 위해서는 물가 안정과 소비 진작이 필수적이다.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민생 안정 정책의 장기적 파트너로서 기업 역할이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실체적인 기업 인센티브 체계 마련에 정부가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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