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정체 탄로? 예상 인물은…

기사 듣기
00:00 / 00:00

▲올해 1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가데나에 위치한 줄리언스 옥션에서 온라인 경매에 출품된 뱅크시 작품을 직원이 정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얼굴 없는 예술가’로 불리는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정체를 둘러싼 새로운 추정이 제기됐다. 구체적인 이름과 이동 기록까지 포함된 탐사 보도가 나오면서 수십 년간 이어진 미스터리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는 13일(현지시간)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뱅크시가 영국 브리스틀 출신 그라피티 예술가 로빈 거닝엄(53)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경찰 기록과 여행 기록, 인터뷰, 기업 자료 등을 종합 분석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핵심 단서로는 2022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호렌카 마을에서 발견된 벽화가 지목됐다. 당시 현장 목격자들은 마스크를 쓴 남성 2명이 스프레이와 스텐실을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작업을 마쳤다고 증언했다. 이들과 함께 있던 또 다른 남성은 한쪽 팔이 없고 의족을 착용한 상태였는데, 이는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부상을 입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자일스 둘리로 추정된다.

로이터는 둘리가 영국 밴드 ‘매시브 어택’의 프런트맨 로버트 델 나자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입국했으며, 이후 현지에서 뱅크시 벽화가 잇따라 발견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과 같은 시점, 같은 경로로 국경을 넘은 ‘데이비드 존스’라는 인물이 확인됐는데, 해당 인물의 생년월일이 로빈 거닝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거닝엄이 2008년 자신을 뱅크시로 지목한 보도가 나온 이후 신원을 숨기기 위해 ‘데이비드 존스’로 개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데이비드 존스’는 영국에서 흔한 이름으로, 신분을 감추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뉴욕시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허링 빌딩(675 허드슨 스트리트). 이곳은 2000년 광고판 훼손 혐의로 체포된 인물의 기록에 ‘로빈 거닝엄’이라는 이름이 남아 있어, 뱅크시 정체 추정의 주요 근거로 언급되는 장소다. 2025년 11월 21일 촬영. (로이터/연합뉴스)

또 다른 근거로는 과거 미국 뉴욕에서의 체포 기록이 제시됐다. 2000년 맨해튼에서 광고판 훼손 혐의로 체포된 인물의 자필 진술서에 ‘로빈 거닝엄’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으며, 로이터는 해당 사건과 뱅크시의 활동 시기와 방식이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뱅크시의 정체를 둘러싼 추측은 이전에도 이어져 왔다. 거리 예술가 티에리 구에타, 로버트 델 나자 등 다양한 인물이 거론됐지만, 특정 개인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기록이 제시된 것은 드문 사례다.

다만 이번 보도에도 불구하고 뱅크시 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뱅크시가 설립한 작품 인증 기관 ‘페스트 컨트롤 오피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뱅크시의 변호사 마크 스티븐스는 성명을 통해 “조사에 포함된 많은 세부 사항이 부정확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익명이나 가명으로 활동하는 것은 정치, 종교, 사회 문제를 다룰 때 보복이나 검열 없이 표현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 영국 브리스틀에서 활동을 시작한 뱅크시는 스텐실 기법의 벽화를 통해 전쟁, 소비주의, 난민 문제 등을 풍자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얼굴과 실명은 물론 나이조차 공개하지 않은 채 활동해 왔으며, 그의 작품은 거리와 미술 시장을 넘나들며 독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표작 ‘풍선을 든 소녀’는 2018년 런던 경매에서 낙찰 직후 액자 속 장치로 자동 파쇄되며 큰 화제를 모았고, 이후 더 높은 가격에 재거래되기도 했다.

▲영국 예술가 뱅크시의 작품인 로봇과 바코드 그림이 2013년 10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코니아일랜드 지역의 한 벽에 그려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