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유가 10% 뛰면 원가 0.71%↑⋯석유·화학 등 韓제조업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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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확산에 따른 한국 경제 영향 보고서 발표
전쟁발 호르무즈 해협 위기…중동산 원유 의존도 70% 달해 타격
유가 103달러 돌파…경기 둔화 속 물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경고등
"수출 타격 대비해 수입선 다변화·공급망 리스크 관리 시급"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연안에 유조선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ㆍ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등으로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40% 이상 폭등한 가운데 이 같은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국내 제조업의 생산비용을 크게 끌어올려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이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으로 귀결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산업계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수입선 다변화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16일 발표한 '미국-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에너지 공급망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우려를 낳는 대목은 국제유가 급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전쟁 이전 배럴당 약 72달러에서 최고 103달러 수준까지 치솟으며 40% 이상 급등했다. 특히 한국은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70% 이상에 달하고, 물량 대부분이 분쟁의 화약고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여서 사태 악화 시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원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유가 급등은 국내 제조업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산업연구원의 분석 결과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 전체의 평균 생산비용은 0.7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산업연구원)

산업별로는 석유제품 산업의 생산비 증가율이 6.30%로 가장 컸으며, 화학제품(1.59%)과 고무·플라스틱(0.46%)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밖에도 기타 운송장비(0.20%), 기타 제조제품(0.19%), 음식료품(0.15%), 자동차(0.14%), 일반기계(0.12%), 철강(0.08%), 반도체(0.05%) 등 사실상 제조업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원가 상승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물가 상승으로 전가돼 내수를 위축시켜 국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산업연구원은 진단했다.

수출 부문의 경우 중동 국가들의 산업 다각화 정책과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한국의 대(對)중동 수출은 자동차, 기계, 플랜트, 소비재 등으로 확대되며 2020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 수준에 불과해 직접적인 무역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해상 물류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운송비 상승과 납기 지연, 공급망 교란 등을 통한 간접적인 수출 타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산업연구원은 단기적인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성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유 활용 등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대책을 추진하고, 우회 운송로 확보 등 물류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쟁으로 인한 직·간접적 영향이 업종과 기업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산업별 에너지 의존도와 공급망 구조를 면밀히 고려해 피해 경로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을 통해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관리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태의 직·간접적 영향이 업종과 기업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수출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피해 경로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제조업 생산비용 증가와 물가 상승 압력이 글로벌 경기둔화와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과 물가 안정, 취약계층 보호 등을 아우르는 거시경제 정책 운용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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