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불법유통 위험군 800회 넘게 단속해 20건 적발…월 2000회 이상 점검 확대
석유 최고가격제가 13일 0시부터 본격 시행된 가운데 정부가 정유사와 주유소를 잇달아 찾아 가격 안정 협조를 재차 요청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치솟은 기름값을 잡기 위해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제를 도입한 정부는 시행 첫날 현장 점검과 불법 유통 단속을 동시에 강화하며 제도 안착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3일 석유가격 안정화와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범부처 합동점검단 회의와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한 뒤 SK에너지 본사와 서울 마포의 한 주유소를 방문했다.
전날 정부는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처음으로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1차 최고가격은 보통휘발유 리터당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정해졌다.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가격 상한을 설정하고, 국제시세는 반영하되 2주 평균을 적용해 급격한 가격 변동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오전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범부처 합동점검단 회의에서 정부는 최근 석유시장 점검 결과를 공유하고 불법 석유 유통 근절을 위한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점검단은 산업부와 국토부, 공정위, 국세청, 지자체,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관리원 등으로 구성돼 국제·국내 석유가격 모니터링과 가격 담합 단속,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및 세금 탈루 점검 등을 맡고 있다.
김 장관은 회의에서 “국민의 불안을 이익의 수단으로 삼는 모든 불법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 범부처 차원의 강력한 단속을 주문했다.
정부에 따르면 점검단은 이달 6일부터 불법 석유 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800회 이상 집중 단속을 벌여 2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으며, 앞으로도 월 2000회 이상의 점검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어 열린 석유시장 점검회의에는 정유 4사와 주유소협회,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관리원, 농협경제지주, 도로공사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11일부터 국내 석유가격이 전일 대비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봤다. 최고가격제 효과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정유사와 주유소, 유관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실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2월 28일 리터당 1692.89원에서 3월 10일 1906.95원까지 올랐고, 12일에도 1898.78원을 기록했다. 경유 역시 같은 기간 1597.86원에서 1931.62원까지 치솟은 뒤 12일 1918.97원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김 장관은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안정화되면 그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주유소도 안정적인 판매가격 유지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회의 직후 SK에너지 본사를 찾아 정유업계에 안정적 생산·공급 관리를 요청했다. 이어 서울 마포구의 SK엔크린 양지주유소를 방문해 현장 브리핑을 받고 석유제품 가격·품질·유통 검사도 참관했다. 산업부는 이 주유소가 최근 국제유가 급등 국면에서도 인근 주유소보다 가격 인상 폭이 작았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국민이 석유 가격 안정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판매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정부는 최고가격제와 함께 매점매석 금지 고시도 병행 시행했다. 정유사와 판매업자가 출하를 미루거나 특정 업체에만 과다 공급하는 행위를 막아 ‘공급 절벽’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향후에는 카드 결제 데이터 등을 활용해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을 실시간 점검하고, 가격 교란 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가격 통제가 아니라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세가 장기화할 경우 유류세 추가 인하와 취약계층 직접 지원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