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선 GCC 산유국으로 확대…에너지 공급망·건설수주 ‘직격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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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일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Ras Tanura) 정유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은 직후 모습. (AP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전선이 걸프협력회의(GCC) 산유국으로 확대되면서 에너지 생산과 해상 물류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한국 역시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 건설 수주 등에서 GCC 의존도가 높은 만큼 경제 전반에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GCC 산유국으로의 중동 전선 확대에 따른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동 충돌이 GCC 지역의 에너지 생산, 물류, 투자 환경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나타났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GCC 주요 에너지 인프라와 항만, 공항 등을 공격하면서 역내 피해가 확산됐다. 특히 사우디 라스 타누라 정유시설, UAE 루와이스 정유시설,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 처리시설 등 핵심 에너지 시설이 공격 대상이 되면서 원유와 LNG 생산 및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여기에 이란이 세계 주요 에너지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해상 운송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평상시 하루 약 15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이 해협의 통항이 크게 줄어들면서 GCC 국가들의 에너지 수출에도 직접적인 제약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전쟁 확산은 GCC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에너지 수출 감소로 재정 압박이 커질 수 있고 외국인 투자 유입이 위축되면서 사우디 ‘비전2030’ 등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추진 동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이번 충돌 이후 GCC 비석유 부문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p) 낮췄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025년 기준 원유 수입의 58.7%, 천연가스 수입의 17.7%를 GCC에서 들여오고 있으며 중동 전체 기준으로는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수급 차질과 수입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석고 74.1%, 헬륨 68.2%, 나프타 48.4% 등 GCC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수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건설 분야 역시 한국 해외건설 수주의 17.4%가 GCC 지역에서 발생하는 만큼 현지 자재와 노동력 수급 불안이 장기화하면 프로젝트 지연이나 신규 수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보고서는 전쟁 향방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한국 정부와 기업이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공급망 대응 전략, 중동 협력 채널 유지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동시에 GCC 지역에서 방산, 담수화 시설 등 신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위기 속 기회 요인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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