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전세기 인증샷





‘도쿄의 기적’을 연출하며 17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 오른 한국 야구 대표팀이 마침내 마이애미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대회 기간 내내 선수들이 농담처럼 외쳤던 ‘비행기 세리머니’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2026 WBC 8강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은 11일 자정 무렵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전세기에 탑승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출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수단이 전세기에 탑승한 모습과 현장 영상을 공개하며 ‘마이애미 원정’의 시작을 알렸다.
해당 전세기는 WBC 조직위원회가 제공·지원하는 것으로, 중계권 수입 등으로 전액 비용을 부담한다. 모든 좌석이 비즈니스석으로 개조된 특별 항공기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대표팀 주장 이정후를 비롯해 안현민, 김도영, 박영현, 정우주, 문현빈, 소형준, 김영규 등 주요 선수들이 전세기 좌석에 나란히 앉아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긴 이동을 앞두고도 선수들의 표정에는 긴장보다 설렘이 가득했다.
특히 좌석을 길게 눕힌 채 여유로운 표정으로 카메라에 포착된 구자욱은 “날아갈 것 같다. 날고 있는 기분이다”라며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전세기는 모든 좌석이 비즈니스석으로 구성된 아틀라스 항공 전세기로, 극적인 8강 진출을 이뤄낸 대표팀에게 주어진 ‘보너스 같은 이동편’이기도 하다.
탑승 현장에서 ‘슈퍼문’ 문보경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KBO가 공개한 영상에서 문보경은 아틀라스 항공 전세기 티켓을 들고 “아틀라스예요. 너무 좋다. 그냥 티켓도 아니고 전세기 티켓이다. 도쿄에서 마이애미로 딱 간다. 너무 좋다”며 밝게 웃었다.
마이애미 무대에서 추가 타점 목표를 묻자 담담하게 답했다. “11타점 신기록 이야기는 들었다”면서도 “타점보다는 이겼으면 좋겠다. 사실 타점 욕심은 딱히 없다. 이기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8강전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한국 대표팀은 앞서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호주를 7-2로 꺾으며 극적으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대만, 호주와 함께 2승 2패 동률을 이뤘지만 세 팀 간 최소 실점률에서 앞서 일본에 이어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한국, 호주, 대만이 맞대결에서 각각 7실점씩 기록한 가운데 한국이 19이닝을 수비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최소 실점률에서 앞서게 됐다. 이 극적인 결과로 대표팀의 귀국 비행기는 마이애미행 전세기로 바뀌었다.
대표팀은 마이애미에 도착한 뒤 시차 적응과 현지 훈련 일정을 조율하며 8강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한국의 준준결승 경기는 한국시간 기준 14일 오전 7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며 상대는 D조 1위 팀이다.
현재 D조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팀과 이스라엘, 네덜란드, 니카라과가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조별리그를 진행 중이다.
만약 한국이 8강을 통과하면 4강에서는 B조 1위와 A조 2위의 8강전 승자와 맞붙게 된다. B조에서는 미국이 1위 후보로 꼽혀 한국과의 맞대결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표팀은 엔트리 변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1라운드 합류 예정이었으나 부상으로 빠졌던 한국계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8강부터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브라이언이 가세할 경우 대표팀의 약점으로 지적된 불펜 전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