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핵무력 과시하는 北..."북미 대화 전 핵보유국 인정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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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상으로 참관한 가운데 10일 구축함 최현호에서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딸 주애도 함께 화상으로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연합뉴스)

이란 핵미사일 능력 무력화를 목표로 공습에 나선 미국 보란 듯 북한이 연일 핵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노린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의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전날 진행됐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상으로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일주일 전인 지난 3∼4일에도 최현호를 직접 방문해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면서 “해군 핵무장화가 만족스럽게 수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화상 참관에 딸 김주애까지 대동한 김 위원장은 “국가 핵무력이 다각적인 운용단계로 이행했다”며 “검증된 능력에 기초한 확신과 자신감은 국가방위를 위한 군사활동에서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 능력을 완전히 제거할 목적으로 지난달 28일 대이란 공습에 나선 가운데 북한이 핵무력을 재차 과시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조건으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최근 9차 당대회 총화 보고에서 “미국이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를 존중한다면 미국과 좋게 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향을 내비쳤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불가역적인 핵 보유국이라고 계속 얘기를 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핵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계속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날 얘기한 것도 핵 능력을 계속 고도화, 다중화, 대량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거고 더군다나 최현함 등을 통해 플랫폼을 다양화하면서 완벽한 핵 보유국이라는 메시지를 내고, 핵 군축 협상을 하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전제 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북미 대화를 위해선 미국의 실질적 양보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9일 웨스틴조선 서울호텔에서 열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2026 제1차 피스포럼' 발표 원고를 통해 "미국이 김정은에게 실질적 의미를 지닌 양보나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는 한, 단기간에 대화 재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으로 나빠진 미국 내 여론을 고려해 국면 전환용으로 북미 대화를 활용하고자 할 경우 양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김영준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교수는 “트럼프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북한에 대한 에너지를 최소화하면서 요구를 받아주는 전략으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말과 올해 초 공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 및 국가국방전략(NDS) 보고서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삭제된 것도 트럼프의 외교적 공간 확대를 허용한다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미국 뿐만 아니라 어떤 국가도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북한이 노리는 건 제재 해제를 통한 사실상 핵보유국 등극”이라고 설명했다. 핵보유국 선언 그 자체를 노린다기 보다는 제재가 해제된 상태에서 일정 수준 핵을 갖고 있으면 그게 결국 핵보유국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최근 백악관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보면 예전에는 조건 없는 비핵화 대화를 하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비핵화라는 말 없이 조건 없이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한다”면서 “어떤 형태로든지 대화를 하려고 문을 좀 더 열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외교부는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지금 국제적으로 여러 군데서 확인된 바 있다”며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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