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장 선거제 손질…1110명 조합장 투표서 조합원 참여 방식으로 개편
감사위원회 신설·감독권 확대…금품선거 처벌 강화해 지배구조 개혁

'농업 대통령'으로 불리는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선거 방식이 바뀔 전망이다. 지금까지 전국 조합장 1110명이 투표해 선출하던 농협 회장을 앞으로는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와 여당은 조합원 약 204만명이 참여하는 직선제와 선거인단제 등을 검토하는 한편, 범농협 통합 감사기구 신설과 농림축산식품부 감독권 확대까지 묶어 농협 지배구조 개혁에 본격 착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농협개혁 추진방안’을 논의하고 신속한 입법 조치로 개혁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번 개혁안은 지난해 농식품부 특별감사와 올해 국무조정실·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한 정부합동 감사에서 드러난 취약한 내부통제, 인사·경영의 불투명성, 금품선거 등 구조적 문제를 손질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협개혁 추진단이 제안한 내용을 중심으로 1단계 개혁안을 정리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중앙회장 선거제 개편이다. 당정은 현행 조합장 1110명 직선제가 공개된 소수 투표권자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금품선거를 유발하고 조합원 의사 반영에도 한계가 있다고 보고,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조합원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조합원 204만명 직선제와 선거인단제 등이 대안으로 검토되며, 지방선거 전 후속 입법도 추진할 방침이다. 당정은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추가 논의를 거쳐 가능하면 다음 주 중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지방선거 이전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금품선거 차단 장치도 대폭 강화된다. 금품 제공자와 수수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현행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3000만원 이하에서 상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품 제공액의 10~50배인 과태료도 30~80배로 높이고 상한액은 50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이 검토된다. 선거범죄 공소시효 역시 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자진신고자뿐 아니라 조사 협조자까지 처벌 감경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된다.
감사와 내부통제 체계도 대수술에 들어간다. 범농협 차원의 통합 감사기구인 ‘농협감사위원회(가칭)’를 별도 특수법인 형태로 신설해 중앙회와 조합, 지주회사, 자회사까지 사각지대 없이 감사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현재 중앙회 내부 중심의 감사 체계에서 벗어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감사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농식품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농식품부의 지도·감독 권한도 중앙회와 조합에서 지주회사와 자회사까지 확대된다. 중앙회와 조합에 대한 주의·경고 제도도 새로 도입한다. 금품수수나 횡령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임직원 직무정지 근거를 마련하고, 금품·채용·성 비위 등 범죄행위에 대한 고발 의무도 신설할 계획이다.
운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포함됐다. 중앙회장의 지주·자회사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와 경영 개입을 금지하는 원칙을 명시하고, 농민신문사 회장이나 재단 이사장 등 다른 직위 겸직도 금지한다. 인사추천위원회 외부위원을 확대하고 추천 기관을 다양화하는 한편, 후보자 공개모집과 복수 후보자 심사 등 인사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운영하기로 했다.
중앙회와 조합의 경영·자금·인사·보수 정보에 대한 회원 공개도 강화된다. 조합에 대해서는 1인 정보공개청구권을 신설하고, 무이자자금 계획 수립 때 재무건전성을 반영하도록 명시하는 동시에 농식품부 사전 보고 의무도 부과할 계획이다. 조합과 조합원이 참여하는 ‘농협발전 심의위원회’를 통해 농협발전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평가하는 방안도 담겼다.
원승연 농협개혁 추진단 공동단장은 “이번 방안은 농협이 농민 조합원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인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개선하고, 금권선거 방지를 위한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1단계 개혁방안”이라며 “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와 도시조합의 역할 강화, 조합 경쟁력 강화 등 ‘2단계 개혁방안’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개혁안의 신속한 이행을 통해 농협 비위 문제를 해소하고 농협이 조합원과 농업·농촌을 위한 건강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관계부처, 농업인단체, 이해관계자 등과 긴밀히 협의해 개혁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고 후속 논의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