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속 K-방산 신뢰도↑
사우디·이라크 계약 이어 추가 수주 기대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인한 중동 사태가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방산 기업의 중동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Ⅱ’의 조기 인도가 이뤄지면서 한국산 무기 체계의 신뢰도가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C-17 수송기는 8일 대구공항에 도착해 천궁-Ⅱ 유도탄 일부 물량을 실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자, UAE 정부는 우리 정부 측에 천궁-Ⅱ 포대 조기 공급을 요청했다. 그런데 천궁-Ⅱ에 대한 다른 계약 체결국 물량 때문에 조기 인도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자, 우선 유도탄을 계약된 납기 일정보다 먼저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궁-Ⅱ는 국산 미사일 방공 시스템으로, 탄도미사일과 항공기처럼 공중에 있는 목표물을 요격하는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무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대를, LIG넥스원은 교전통제소와 요격 미사일을, 한화시스템은 다기능 레이더를 만들어 공급한다.
앞서 UAE는 천궁-Ⅱ를 생산하는 이들 기업과 2022년 약 35억달러(약 4조1000억원) 규모의 천궁-Ⅱ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방산 수출 역사상 단일 유도무기 수출 계약 건으로는 최대 규모였고, 계약된 10개 포대 가운데 2개 포대가 현지에 배치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Ⅱ는 미사일로 미사일을 요격하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공중에서 고속으로 날아오는 표적을 직접 타격해야 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총알로 총알을 맞추는 기술’ 수준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실전 배치에서 요격 성공률이 약 96%에 달해 성능을 입증하면서 이번 조기 인도뿐 아니라 국내 방산 기업의 중동 수주가 예상보다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6 국제 방산 전시회(WDS)’에서는 국내 방산기업이 적극적인 세일즈 활동을 벌였지만, 눈에 띄는 신규 양해각서(MOU)는 없었다. 그러나 중동 내 군사적 긴장감으로 무기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천궁-Ⅱ를 통해 무기 신뢰도를 확보하면서 다연장로켓 천무나 K2 전차 등 지상 무기 체계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격 경쟁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천궁-Ⅱ는 미국 패트리엇(PAC-3)의 약 3분의 1 수준 가격으로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천궁-Ⅱ 추가 발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가 천궁-Ⅱ 도입 계약을 체결한 상태여서 납기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나오는 분위기다.
중동 국가들이 미국 무기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도 국내 방산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는 기존 미국산 무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싶어 하는 눈치지만 적당한 대체재가 많지 않다”며 “가격 경쟁력과 납기 속도를 갖춘 한국 방산 체계가 대안으로는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