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되면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차기 최고지도자가 되는 시나리오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5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이라며 “하메네이의 정책을 이어갈 인물이 권력을 잡는다면 미국은 5년 안에 다시 전쟁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발언은 가능성을 전제로 한 경고에 가까웠지만 실제로 차남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에 선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차남 모즈타바가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그들은(이란은)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아들은 무게감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이란의 차기 지도자 선출 과정에 미국이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이는 이란이 기존 반미 노선을 이어갈 경우 향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미국 측의 우려를 반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란 정치 체제에서 최고지도자는 대통령보다 훨씬 강력한 권한을 가진다. 군 통수권과 외교 정책, 사법부 인사권 등을 사실상 모두 통제하며 국가 권력의 정점에 서 있는 존재다.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이지만 최고지도자의 결정 아래에서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에 가깝다.
이 때문에 최고지도자 승계 문제는 단순한 권력 교체를 넘어 이란의 정치 방향과 대외 관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969년생 성직자로 알리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이다. 그는 공식적인 정부 직책을 맡은 적은 거의 없지만, 오랫동안 최고지도자 주변 권력 구조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고지도자 집무 조직인 ‘베이트(Beit·최고지도자실)’ 운영에 깊이 관여하며 권력 핵심 기관들과 관계를 구축해 왔다는 분석이 많다. 베이트는 최고지도자의 정치·군사·정보 관련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조직으로 이란 권력의 중심으로 꼽힌다.
모즈타바는 또 이란의 핵심 군사 조직인 혁명수비대(IRG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군·정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며 오랫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다.
이번 승계 과정에서 장남이 아닌 차남이 선택된 점도 주목된다. 장남 무스타파 하메네이는 정치 활동에 깊이 관여하지 않고 종교 연구와 성직 활동에 집중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온 만큼 정치적 영향력이나 권력 기반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모즈타바는 약 20년 동안 최고지도자실 운영에 관여하며 권력 핵심 세력과 관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군부와 정보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는 점이 후계 구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헌법상 최고지도자는 종교 지도자들로 구성된 전문가회의가 선출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종교 지도자 집단과 혁명수비대 등 권력 핵심 세력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최고지도자의 아들이 권력을 이어받게 된 이번 결정에 대해 일부에서는 사실상 ‘권력 세습’에 가까운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집권이 향후 이란의 대외 정책과 중동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긴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