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이후 10년…이세돌, AI와 다시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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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AI는 인간의 협업 파트너”

▲데미스 하사비스(왼쪽)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 이세돌 9단이 2016년 3월 15일 알파고 대전 후 사인이 담긴 바둑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화/뉴시스)

2016년 알파고와의 역사적 대국을 치렀던 이세돌 9단이 10년 만에 다시 인공지능(AI)과 마주했다. 다만 이번에는 승부가 아니라 협업이다.

AI 스타트업 인핸스는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AI 협업 시대’ 선언 행사를 열고 이세돌 9단과 함께 에이전틱(Agentic) AI 시연을 진행했다. 행사가 열린 장소는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펼쳐졌던 바로 그곳이다.

이날 이세돌 9단은 무대에 올라 인핸스의 AI 에이전트와 실시간 협업 시연을 선보였다. 그는 음성 명령을 통해 AI 운영체제(OS)와 바둑 모델을 즉석에서 재구성한 뒤 새로 구성된 모델과 바둑 대국을 진행했다.

인핸스는 이번 행사에서 ‘에이전틱 AI 시대’를 핵심 메시지로 제시했다. 과거 인간과 경쟁했던 AI가 이제는 인간의 의도를 이해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협업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연에서는 하나의 AI가 모든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동시에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가 공개됐다. 음성 명령이 입력되면 AI OS가 이를 분석해 각 기능을 담당하는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분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경쟁사의 신제품 정보를 조사해 비교 분석표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웹 검색, 데이터 정리, 기획 등을 담당하는 에이전트들이 동시에 작업을 진행한다. 인핸스는 이러한 구조를 통해 AI가 질문에 답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업무 수행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웹 검색, 쇼핑, 기획, 디자인, 코딩 등 주요 기능은 이미 실용화 단계에 있으며 ‘커머스 OS’ 형태로 서비스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세돌 9단은 AI의 역할 변화에 대해 “10년 전에는 AI와 대결을 했지만, 이제는 AI와 협업해 함께 나가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핸스의 에이전틱 AI는 나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가장 든든한 조력자였다”며 “이제 AI는 승부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해 주는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인공지능이 바둑을 교육할 수 있다면 바둑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바둑은 인류가 만든 완벽한 추상 전략 게임이지만 동시에 너무 어렵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말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AI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진다기보다 형태가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초창기 단계지만 앞으로 새로운 가능성이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현 인핸스 대표는 “알파고 대국이 인간과 AI의 경쟁을 상징했다면 이제는 AI가 인간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협업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며 “온톨로지와 에이전틱 AI, 대형언어모델(LLM)을 결합한 AI OS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앤트로픽,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공식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세돌 9단이 5일 서울대에서 서울대 과학학과와 한국과학기술학회 주최로 진행된 '이세돌-알파고대국 10주년 기념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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