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에서 버터떡까지...6개월도 긴 '초단기 유행' 디저트 [이슈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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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오픈AI 챗GPT)

한국 디저트 시장의 유행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하나의 디저트 트렌드가 최소 1년 이상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몇 달 단위로 새로운 메뉴가 등장하고 사라지는 '초단기 유행'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2014년 품귀 현상을 빚었던 허니버터칩을 시작으로 쥬씨(2015), 대왕 카스테라(2016), 명랑 핫도그(2017) 등은 긴 호흡으로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이후 소떡소떡(2018), 흑당버블티(2019), 달고나커피(2020)까지는 특정 카테고리가 연간 트렌드를 주도하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는데요. 2022년 약과와 포켓몬 빵을 시작으로 탕후루, 두바이초콜릿,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그리고 최근 상하이 버터떡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보면 디저트 트렌드의 교체 속도는 이제 '월 단위'로 치닫고 있습니다.

2022년, '할매니얼' 열풍...약과의 재발견

(게티이미지뱅크)

'장인약과' 붐이 일었던 시기입니다. 전통 간식이던 약과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힙한 디저트'로 재해석되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유명 약과 브랜드나 수제 약과를 판매하는 베이커리에서는 하루 판매 수량이 빠르게 소진되며 매장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약과를 사기 위해 경쟁하듯 줄을 선다는 의미의 신조어 '약켓팅'(약과+티켓팅)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어 약과에 서양식 디저트를 결합하는 형태의 메뉴가 나왔는데요. 카페와 베이커리에서는 약과 쿠키와 약과 케이크 등 다양한 메뉴가 등장했고 전통 간식이던 약과는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디저트 트렌드의 상징처럼 소비됐습니다.

2023년, 거리마다 꽂힌 '탕후루' 전성시대

(게티이미지뱅크)

2023년은 단연 탕후루의 해였습니다. 다양한 과일에 얇은 설탕 시럽을 입힌 이 간식은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주며 10대와 20대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2023년 상반기부터 전국 주요 상권에 탕후루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배달 플랫폼 내 검색어 순위 1위를 유지했는데요. 특히 탕후루를 먹을 때 나는 바삭한 소리가 숏폼 콘텐츠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디저트의 시장 장악력을 보여줬습니다.

2024년, 알고리즘이 유행시킨 '두바이 초콜릿'

(게티이미지뱅크)

탕후루의 기세가 꺾이기 무섭게 2024년에는 두바이 초콜릿이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피스타치오와 바삭한 카다이프 면이 들어간 이 이색 디저트는 2023년 말 아랍에미리트 인플루언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먹방 영상이 화제가 되며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Fix Dessert Chocolatier)'의 제품이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며 바이럴 마케팅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현지에서도 구하기 어려울 만큼의 희소성은 국내 MZ세대의 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를 자극했고 백화점 팝업스토어와 편의점의 빠른 상품화 대응이 유행 확산에 불을 붙였습니다.

2025, SNS를 뒤흔든 '두쫀쿠'…한때 "2시간 웨이팅"까지

(게티이미지뱅크)

2025년에 들어서며 디저트 유행은 기존의 인기 요소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양상으로 진화했습니다. 그 대표 주자가 바로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입니다. 2024년의 주인공이었던 두바이 초콜릿의 맛과 한국인이 선호하는 특유의 쫀득한 식감을 결합한 형태입니다. 유명인들의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영상에서 "지금 핫한 디저트"라는 콘텐츠가 퍼지면서 입소문이 났고 일부 유명 카페에서는 두쫀쿠를 먹기 위해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과 1~2시간 이상의 웨이팅이 이어졌는데요. 온라인에는 '웨이팅 인증'이나 '드디어 먹었다'는 후기 게시물이 잇따르며 유행이 더욱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열풍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유행이 확산되자 여러 카페에서 잇따라 판매하기 시작하며 차별성이 줄어들었고 소비자들의 관심도 빠르게 다른 디저트로 이동했습니다.

2026년 현재, 대륙을 건너온 '상하이 버터떡'

▲유튜버 히마 베이킹이 직접 만든 상하이 버터떡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유튜브 '히마 베이킹' 화면 갈무리)

현재 디저트 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상하이 버터떡'입니다. 2026년 초부터 중국 상하이의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던 디저트가 한국으로 번진 사례입니다. 찹쌀떡 형태의 반죽을 버터에 구워내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질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겉은 설탕 코팅이나 버터의 결 덕분에 '바삭'하게 씹히고 속은 떡 특유의 '쫀득'함을 유지하는 이중 식감이 흥행의 핵심입니다.

약과에서 시작해 상하이 버터떡으로 이어진 초단기 유행의 반복은 한국 디저트 시장이 하나의 거대한 콘텐츠 시험장이 됐음을 보여주는데요. 전문가의 예측이나 전통적 마케팅보다 알고리즘과 ‘식감’이 소비를 움직이는 시대가 되면서, 무엇이 다음 유행이 될지 보다 그 유행이 얼마나 짧고 강렬하게 지나갈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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