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하락 전환 할까...전문가 “변곡점 초기 신호”
'청담현대' 한달 전보다 11억 뚝
심리도 1년여 만에 기준선 하회
매수자들 추가 하락 바라며 관망

뜨거웠던 서울 아파트 시장 열기가 미지근해지고 있다. 강남3구와 용산 등 상급지 집값이 하락세를 탄 가운데 매수심리도 1년여 만에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매물이 늘고 거래가격이 낮아지면서 경매·청약 시장까지 동반 둔화하는 모습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올라 56주 연속 상승세는 이어갔지만 오름폭은 전주(0.11%)보다 축소됐다. 1월 넷째 주 이후 5주 연속 둔화했고, 지난해 9월 둘째 주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송파(-0.09%), 강남(-0.07%), 용산(-0.05%), 서초(-0.01%)도 하락폭이 커졌다. 강남·서초 상승률이 동시에 꺾인 것은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100여주 만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강변과 인접한 핵심지까지 번지고 있다. 같은 기간 마포(0.13%)와 성동(0.18%)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 각각 0.19%, 0.20%에서 폭이 축소됐다. 성동구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2161건을 기록해 한달 전(1455건)보다 48.5% 늘었고, 마포구도 같은 기간 34.7% 증가했다. 광진·동작 등 그간 상승을 견인했던 지역도 가격 상승률이 둔화하거나 매물이 빠르게 쌓이는 흐름이 확인된다.
매수심리도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서울 동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 매매수급지수는 99.6으로 1년여 만에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나타낸 수치로, 기준선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음을 뜻한다.
현장 체감도 비슷하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들 사이에서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가 뚜렷해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세금 때문에 급한 사람들은 팔아야 하지만, 수요자들은 일부 급매물이 아니면 크게 관심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핵심지 아파트 가격은 호가 조정에 그치지 않고 거래가격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파크리오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7일 21억8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거래된 같은 면적 최고가(28억원)보다 6억1500만원 낮은 수준이다. 강남구 청담현대3차 전용 109㎡ 34억원에 거래돼 한 달 전 최고가 45억원보다 11억원 낮았다.
매물이 늘면서 시장 온도는 경매에서도 내려갔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32.0%로 전주(40.7%)보다 8.7%포인트(p) 하락하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고 낙찰가율은 95.3%까지 떨어져 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청약도 식었다. 리얼하우스 분석 기준 1월 서울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47.37대 1로 전월보다 8.61p 낮아졌다.
이 가운데 집값 상승 기대심리까지 뒤집혔다. 한국갤럽이 3~5일 만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향후 1년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46%로 오를 것(29%)이란 응답을 크게 앞질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한국은행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도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전월보다 16p 급락해 3년 7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매매·경매·청약이 동시에 둔화하는 현재 국면은 단순한 숨 고르기보다 변곡점 초기 신호로 본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서울 아파트 시장이 하락 전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은 매물이 늘어난 데다 강남3구 등 핵심지 가격이 워낙 높아 대출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현금 보유자 위주로만 수요가 제한되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져야 거래가 성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이후 시장 방향은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김 위원은 “규제가 예상보다 강해지면 조정폭이 더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보유 부담보다 매도 비용이 더 크다고 판단하면 매물이 다시 잠기면서 다른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