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쿠팡CFS 대표·검찰 간부 기소…‘퇴직금 미지급’ 수사 90일 종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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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일용직 퇴직금 1억여원 미지급 판단…부천지청 불기소 뒤집어
특검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업무상 과오…은폐 지시 확인 못해”

▲안권섭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및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앞에서 수사 결과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검찰 수사 외압 의혹 등을 수사해온 상설특검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현직 대표와 당시 검찰 간부 등을 재판에 넘기며 9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다만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에 대해서는 고의적인 증거 은폐 지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권섭 특별검사는 5일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안 검사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이날까지 90일간에 걸쳐 특검 수사대상으로 지정된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쿠팡 퇴직금 사건의 불기소 처분 적정성, 그 불기소 처분 과정에서의 윗선의 부당한 지시나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CFS 퇴직금 사건 뒤집은 특검…대표·검찰 간부 기소

특검은 수사 결과 CFS가 일용직 근로자를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가 범죄 혐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달 3일 엄성환 전 CFS 대표와 정종철 현 대표, CFS 유한회사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는 앞서 CFS에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던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결론을 뒤집은 것이다.

수사 결과 두 대표는 2022년 11월부터 2024년 4월 사이 물류센터에서 일한 일용직 근로자 40명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 약 1억 2494만원을 퇴직 후 14일 내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CFS가 내부적으로 ‘일용직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일용직 근로자의 계속 근로성을 부정하고 법정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제도 시행으로 연간 약 44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회사 내부에서 추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또 당시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검찰 지휘부의 직권남용이 있었다고 보고 엄희준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과 김동희 전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지난달 27일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에 따르면 두 사람은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주임검사였던 신가현 검사가 사건을 대검찰청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직상급자인 문지석 부장검사(현 수원고검 검사)를 배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이 같은 지시로 문 부장검사의 이의 제기권과 부 소속 검사에 대한 지휘·감독권 행사가 방해됐다고 판단했다.

또 엄 전 지청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무혐의 지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을 한 것으로 보고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안 특검은 “엄 검사와 김 검사가 쿠팡 사건 대검 보고 과정에서 문 검사를 배제하고 주임검사에게 문 검사를 소위 ‘패싱’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객관적 증거를 통해 확인됐다”며 “두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공동정범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은 대검찰청과 쿠팡 간 유착 의혹, 고용노동부와 쿠팡 간 유착 의혹에 대해선 유착관계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밝혔다. 특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피고인들 및 대검 관계자들이 쿠팡 측 변호인들과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는 정황 등 의심할 만한 자료를 확보했지만, 유착 관계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기욱 특검보는 “통화 내역은 확인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휴대전화 정보가 확인돼야 하고 당사자 진술도 필요하다”며 “통화 내역이 매우 빈번하고 이례적인 정황까지는 확인됐지만 통화 내용까지는 현재 수사 절차 내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쿠팡 본사(연합뉴스)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업무상 과오…고의적 증거 폐기·은폐 정황 없어”

한편 ‘건진법사’ 전성배 씨 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에 대해서는 이른바 ‘윗선’의 고의적인 증거 폐기나 은폐 지시를 입증할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한국은행과 신한은행을 비롯해 시중은행 35개 영업점을 상대로 관봉권 유통 과정을 확인하고 관련자들을 조사했지만 이른바 ‘윗선’의 지시를 확인할 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압수물 관리 과정에서 절차 미비와 보고 지연 등 검찰 내부의 증거 관리 부실은 확인됐다며 관련자들에 대해 징계 사유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이날로 수사를 종료하고 기소된 사건의 공소 유지 체제로 조직을 재편할 계획이다. 또 수사 과정에서 추가 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안은 관할 검찰청으로 이첩해 후속 수사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특검은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에 대해 사실상 ‘혐의없음’ 결론을 내리고도 사건을 검찰청에 이첩하기로 했다. 안 특검은 “불기소 처분할 수 없는 제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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