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록적인 공포장이 이어지면서 반등에 베팅했던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에서만 4조원 가까이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본지가 한국거래소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스피가 3거래일 하락하는 구간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순매수한 개인은 총 3조8000억원가량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개인 순매수 규모가 시가총액 상위권에 집중된 만큼, 시장이 흔들릴 때 체감 손실도 대형주에서 빠르게 누적되는 구조가 확인됐다.
이날 대형주는 동반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1.74% 하락한 17만2200원, SK하이닉스는 9.58% 내린 84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차(-15.80%)는 50만1000원, LG에너지솔루션(-11.58%) 34만7500원, 삼성바이오로직스(-9.82%)는 151만6000원으로 폭락했다. 지수 하락 과정에서 ‘대장주가 버티면 반등 폭이 클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지만, 변동성이 커진 장에서는 대형주 역시 예외 없이 매물 압력에 노출됐다.
개인은 급락 국면에서 ‘대장주 저가매수’로 지수 하단을 떠받쳤지만, 낙폭이 확대되며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최근 3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를 6조4530억원, SK하이닉스를 3조8230억원 순매수했다. 현대차도 6570억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반도체 톱2 매수는 지난달 27일, 3일에 집중됐다. 지난달 27일에는 삼성전자를 3조6240억원, SK하이닉스를 2조3480억원 순매수했고, 3일에는 삼성전자를 2조6890억원, SK하이닉스 1조4920억원 담았다.
순매수 물량과 금액을 토대로 추정한 지난달 27일 개인 매수 평균가는 삼성전자 약 21만6000원, SK하이닉스 약 106만8100원, 현대차 약 64만2500원 등이다. 3일 매수 평균가는 삼성전자 20만3500원, SK하이닉스 99만2600원, 현대차 62만5900원 등으로 분석됐다. 매수 단가가 높은 구간에서 물량이 집중된 만큼, 주가가 추가 하락하면 평가손실이 단기간에 확대될 수밖에 없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1.01%, SK하이닉스 22.75%, 현대차는 17.73%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8.62%,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16% 떨어졌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보면 개인은 삼성전자로 약 1조9890억원, SK하이닉스로 약 1조1370억원 손실을 봤다. 현대차에서 약 6480억원, LG에너지솔루션 약 22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약 80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를 빌미로 반도체주 차익 실현을 이어갔다. 3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를 8조1350억원, SK하이닉스 4조267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현대차도 3480억원 순매도했다. 다만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총 2370억원 순매수하는 등 수급 이탈이 진정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전반이 조정을 받고 있으나 최근 주가 강세가 두드러졌던 한국, 일본, 대만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습”이라며 “다만 실제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심리와 수급 요인에 따라 단기간 급격히 하락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의 이익 모멘텀은 여전히 견조한 상황으로 이를 감안하면 증시의 추가적인 조정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전쟁 양상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할 수 있으나, 펀더멘털과 이익을 고려했을 때 현재와 같은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