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유가급등 쇼크'에 대통령까지 나섰다⋯인플레 상승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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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이란 전문가회의 청사 주변에서 사람들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동 사태 여파로 기름값이 들썩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가 덩달아 커지고 있다. 주유소에서는 이미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했고 연간 유가 평균치가 67달러로 상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때 1500원선을 넘어선 환율은 진정 국면이긴 하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고물가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 "유가, 한은 예상치 웃돈다면"⋯글로벌 기관들, 지정학 리스크 따른 물가 상향 전망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는 전일 한국 경제 관련 보고서를 통해 "브렌트유 가격이 향후 몇 주간 80~90달러(배럴 당) 수준으로 일시적 상승을 보인 뒤 2분기 70달러, 하반기 62달러 선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관은 "연간 유가 가격은 기존(63달러)보다 4달러 높은 67달러가 될 것"이라며 "유가 상승 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09%p 낮아지고 소비자물가(CPI)는 0.12%p 상승할 것"으로 봤다.

또다른 글로벌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도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캐서린 오 모간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내에서 유가 상승과 환율 약세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수입물가를 통한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경우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약 0.6%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국내 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으로 뛸 경우 국내 성장률이 최소 0.3%포인트(p)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p 상승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정부와 한은은 올해 국제유가 평균치를 배럴 당 64달러를 기준으로 두고 그에 따른 물가상승률을 2.2%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전쟁 발발 전 국제유가 하향 안정과 완만한 소비 회복을 전제로 나온 수치인 만큼 이번 사태에 따른 상방 리스크를 반영한 지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직접 휘발유 가격 폭등에 대한 제재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고유가에 따른 물가 등 실물경제 악화 가능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함이다.

◇휘발유ㆍ공공요금ㆍ수입물가에 일제히 반영⋯"기준금리 인상 시점 앞당길 수도"

국제유가 등락에 따른 우리 경제의 충격이 이처럼 큰 것은 한국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소규모 개방 경제 체제이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은 직접적으로 휘발유와 경유,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에 반영된다. 실제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821.98원으로 44.5원 올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 역시 40원 이상 오른 1882원대를 기록했다.

간접적인 여파도 적지 않다. 국제유가 상승 시에는 선박 연료비에 가격 흐름이 반영돼 물류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곧 공산품 등 수입물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기름값이 오를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요인(기대 인플레이션)이 외식 물가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길 여지도 크다. 이는 저마다 시차를 두고 일반소비자와 기업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은이 발표한 월별 수입물가지수 추이를 보면 올해 1월 143.29(2020=100)로 7개월 연속 상승 기조를 이어왔다. 중동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와 환율 변동 이슈 영향으로 우상향 흐름을 기록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수입물가가 추가 반등 압력을 받을 여지가 커지게 됐다.

한편 일부 기관들은 이번 사태로 물가 압력이 누적될 경우 중앙은행 차원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현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 인상 시점을 2027년 중반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유가가 배럴당 73~75달러 이상으로 장기간 유지될 경우 인상 시점이 더 당겨질 수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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