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국제 정합성' 도마 위… "글로벌 시차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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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서 토론회 개최…ESG 공시 로드맵 초안 개선 방향 논의
초기 공시 대상 58개 불과해 비교가능성 없어…경쟁력 약화 우려
투자자들 "스코프3 3년 유예 과도…1년 유예로 글로벌 시계 맞춰야"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코리아 프리미엄과 국제정합성을 위한 개선 방안’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민석 기자 mins@)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초안에 대해 국제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보다 긴 스코프3(Scope3) 공시 유예 기간과 협소한 공시 대상이 자본 유출과 국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업계에서 나왔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코리아 프리미엄과 국제 정합성을 위한 개선 방안’ 간담회에서는 금융위원회 로드맵 초안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이번 간담회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로드맵 초안은 2028년부터 연결 기준 자산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공시를 도입하고 스코프3 공시는 3년간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거래소 공시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법정 공시로 전환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발제자로 나선 황정환 김앤장 지속가능성 소셜·공시자문센터장은 국내 상장사의 공시 역량과 제도적 시차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황 센터장은 “국내 상장사의 ESG 공시 소요 기간은 평균 118일로 영국과 일본 등 주요국보다 길다”며 “재무제표와 공시 시점을 일치시키는 ‘3월 공시’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만 결산 이후 90일 이내에 방대한 비재무 데이터를 정리하는 데는 실무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결 방안으로 상시적인 월별·분기별 데이터 관리 체계와 조기 마감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책 시행 시점의 격차도 문제로 지적됐다. 황 센터장은 “일본은 2027년부터 주요 상장사의 스코프3 공시를 의무화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2028년 도입 후 유예 기간을 거쳐 2031년에야 의무화된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약 4년의 데이터 공백이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측에서는 공시 대상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자산 30조 원 이상 기업으로 한정할 경우 대상은 코스피 상장사의 약 6.9%인 58개 사에 그쳐 산업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팀장은 “현 로드맵 초안 기준으로 2028년 공시 대상 기업의 절반이 금융업에 집중돼 산업 간 비교가 어렵다”며 “제조업 핵심 기업이 제외된 공시는 투자자에게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하게 만들어 기업의 자기자본비용(COE)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섭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장도 “투자자 입장에서 정보 부재는 저평가와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보가 없다는 것은 해당 항목을 사실상 ‘0점’으로 평가하겠다는 신호와 같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일본 등 주요국이 스코프3 공시에 대해 1년 수준의 단기 유예만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내에서도 3년 유예 기간을 줄여 2028년 도입 시점과의 격차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업 측에서는 현실적인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제기됐다. 김훈태 포스코홀딩스 국장은 “포스코의 경우 관리해야 할 해외 법인이 198개에 달해 스코프3 산정 체계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공시를 잘못했을 때의 리스크는 크지만 잘했을 때의 유인은 부족하다”며 “공시 우수 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의 지분 확대나 금리 지원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공시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무 인프라와 관련해서는 공시 일정의 효율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유인식 IBK기업은행 부장은 “현재 로드맵 초안에서 제시된 3월(일반 정보)과 8월(온실가스 배출량)로 이원화된 공시 일정은 기업에 이중 보고 부담을 준다”며 “공시 시점을 일원화하고 공시 데이터를 금융 지원과 연계하는 ‘파이낸셜 포지티브’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정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오늘 논의된 공시 대상 범위와 스코프3 유예 기간 등 기업의 실무적 어려움과 투자자의 데이터 수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4월 발표 예정인 최종 로드맵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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