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사업자 기술자료 보호를 위한 관리시스템 구축 등 절차 마련

하청업체에 부당하게 기술자료를 요구한 효성과 효성중공업이 공정거래위원회와 동의의결을 확정했다. 이번 동의의결은 기술유용에 대한 동의의결이 적용된 첫 사례다.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수급사업자 기술자료 보호를 위한 관리시스템 구축 등 절차 마련한다. 또한 수급사업자 생산성 향상, 근로 환경 개선 등 지원방안에 약 34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효성, 효성중공업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관련된 동의의결안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원상회복과 피해구제 등 스스로 마련한 자진 시정방안의 타당성이 인정되면 공정위가 위법행위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앞서 수급사업자에게 발전 및 동력기기(전동기) 제조를 위탁한 후 기술자료를 요구·사용하는 과정에서 하도급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위는 2024년 11월 효성 측에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보냈고, 이듬해 2월 효성은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5월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이후 효성, 효성중공업과 협의를 거쳐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하고 지난해 10월 이해 관계인 및 관계부처 의견수렴을 실시해 동의의결안을 확정했다.
동의의결안에 따르면 앞으로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수급사업자들로부터 받은 기술자료를 사전승인, 사후검수 목적으로만 활용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요구하거나 제출받은 기술자료(부품도면)와 같은 도면을 작성·등록·관리하는 행위를 모두 중단한다.
기술자료 요구 및 비밀유지계약 체결을 위한 관리시스템도 개선한다. 이를 위해 관리시스템에 기술자료 자가점검기능을 확충하고 표준서식만을 사용하기로 했다.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정기적으로 자체감사를 하고, 그 결과를 공정위에 보고하기로 했다.
기술자료의 개념, 예시, 판단 기준 등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작성·배포하고 수급사업자들에게도 통보할 예정이다. 시정방안이 잘 지켜지도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교육 및 평가를 시행한다. 특히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수급사업자들로부터 받은 기술자료를 대상으로 일정 기준에 따라 정기점검을 한 후, 보유목적을 다했거나 보유기한이 만료된 기술자료는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수급사업자와의 상생·협력 지원을 위해 34억 원가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기술자료 요구·유용행위 대상이 된 수급사업자에 대해 노후금형 신규개발, 부품 경량화, 안전등급 획득 및 산학협력 지원을 위해 총 11억2960만 원을 지원한다.
수급사업자들의 근로 환경 및 안전개선을 위해 총 23억 원의 상생 자금을 지원한다. 수급사업자들의 품질 및 생산성 향상과 관련된 설비 구입자금으로 16억4000만 원을 지원한다. 수급사업자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이동식 에어컨, 휴게시설 설치 등 지원(2억4000만 원)하고, 산업재해 근절을 위한 안전설비 구입지원(4억2000만 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동의의결안에 대해 주요 수급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사업자 전원이 동의의결안에 대해 크게 만족하며 제재보다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담긴 동의의결로 처리해 주기를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급사업자들은 거래질서 회복방안과 관련하여 요구목적이 불명확한 요청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키고 기술자료 유출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고, 상생·협력 지원방안 역시 영세한 수급사업자들의 생산설비 및 작업환경 등의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시의적절한 조치라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이번 동의의결은 2022년 7월 하도급법상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기술유용행위와 관련돼 동의의결이 적용된 첫 사례다. 수급사업자들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보호·증진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사업분야 선도기업인 신청인들의 기술자료 요구·사용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수급사업자들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상생 자금 지원까지 끌어냄으로써 실질적 혜택이 수급사업자에게 돌아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