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증권가는 단기적인 패닉에 휩쓸린 투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폭락을 증시의 단기 급등과 기술적 과열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스러운 정상화' 국면이라고 봤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452.22포인트(7.24%) 하락한 5791.91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4.62% 하락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중동발 전운이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는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코스피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이 이끌었다. 외국인은 5조1487억원어치를, 기관은 88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도세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현물 34조원, 선물 9조2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27일과 이달 2일 양일간 현물 12조4869억원, 선물 3조124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패닉셀'을 주도했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은 개인들이 흡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1~2월 두 달 간 반도체 업종에서만 28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밖에도 △단기 급등 부담 △에너지 안보 위기와 비용 인상형 인플레이션 공포 △원화 가치 하락 △대북 리스크 등의 영향을 받아 낙폭이 컸던 것으로 봤다.
현재 패닉셀 국면이 진정되기 위해서는 △전쟁 기간 △외국인 수급의 진정 △정책적 대응 △반도체 실적 방어력 등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대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이 4주 이내 단기전으로 종료되고,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봉쇄가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증시는 반등 및 안정 랠리를 보일 수 있다"며 "과거 걸프전이나 이라크전 당시에도 개전 초기 충격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증시는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반에서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이 선행돼야 한다"며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및 반도체에 대한 '바이 코리아' 전환은 시장 전체 투심 회복을 이끄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지정학적 위기와 수급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의 하단을 지지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은 '반도체 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340조원"이라며 "이는 연초 대비 2.1배 증가한 수치로, 구조적인 인공지능(AI) 수요의 지속성 덕분에 기업의 본질적 이익 창출 능력은 과거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인 패닉에 휩쓸린 투매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전쟁은 금융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을 줬으나,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장기적으로 훼손시키지 못했다"며 "국내 증시의 단기 급등과 기술적 과열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스러운 정상화' 국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전쟁 위기 속에서 부각되는 반도체, 방산, 우주항공, 전력 인프라 등 주도주와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금이나 원자재 부국인 호주와 브라질 통화 등에 주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냉정한 판단과 유연한 대응으로 공포를 넘어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