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스크에 CSP 투자 계획 눈길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북미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투자 계획으로 향하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인공지능(AI)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브로드컴, 6일 마벨 테크놀로지 등 주요 AI 반도체 공급사들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다. 이들 기업은 실적 공개와 함께 향후 투자 계획과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리스크가 초대형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투자에 영향을 줄 경우, 이는 곧 AI 반도체 발주 물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실적 발표의 의미가 커지고 있다.
올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증설을 준비 중이다. AI 학습과 추론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확인된 기업들의 대규모 설비투자(CAPEX) 증가 메시지는 AI 수익화 가시성 확대와 수요 확신에 기반한 전략적 투자 확대”라며 “메모리 가격 상승에도 투자 규모를 축소하지 않고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메타·오라클 등 5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CSP)의 CAPEX는 지난해 4115억달러에서 올해 6764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AI 인프라 투자는 오히려 확대되는 흐름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공습 이슈로 인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며 “글로벌 소비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도 제한적이어서 메모리 업종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조적으로 AI 인프라 투자는 수년 단위로 계약과 발주가 묶여 있는 만큼 단기간에 축소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HBM은 2026년 물량까지 사실상 완판된 상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D램 제조사들의 생산 계획과 양산 일정 역시 차질 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향 전력·전력기기 수요도 단기 급감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다. LS일렉트릭 등 전력 인프라 기업들에 대한 AI 데이터센터 증설 수혜는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 환율 급등과 유가 상승, 물류 차질 등이 현실화하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CAPEX 속도 조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는 최악의 경우에는 AI 투자 둔화 논의가 떠오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