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에도 등장한 ABS⋯한국과 다른 점은?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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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을 상상할 수 없을걸?…MLB에도 등장한 ABS [해시태그]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톡, 톡

주심의 스트라이크 콜 직후 자신의 헬멧을 두드리는 타자. 무슨 일일까요? 그간 빅리그에선 볼 수 없던 장면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타자의 동작에 잠시 멈춘 경기. 몇 초 뒤 전광판에 투구 궤적이 잡히고 스트라이크존 경계에서 오간 공이 등장합니다. ‘볼’. 네, 판정은 뒤집혔죠.


▲이전을 상상할 수 없을걸?…MLB에도 등장한 ABS [해시태그] (출처=MLB 닷컴 영상 캡처 (mlbstatic.com))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의 모습인데요. MLB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전 경기에서 해당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죠. 다만 한국프로야구(KBO)가 매 투구를 자동으로 판정하는 전면 ABS를 택했다면 MLB는 인간 판정을 유지한 채 ‘호출형 보정 장치’를 얹었습니다.

기본 판정은 인간 주심이 유지하되, 타자·투수·포수만 즉시 요청할 수 있는 챌린지 권한을 통해 ABS가 판정을 재확인하는 구조죠. 판정 직후 투수·포수·타자 중 한 명이 모자나 헬멧을 두드리면 ABS가 즉시 호출되는데요. 팀은 두 번의 기회가 부여되죠. 성공하면 기회는 유지되고 실패하면 사라지는데요. 감독이나 더그아웃은 개입할 수 없습니다. 연장전에 들어가면 조건에 따라 추가 기회가 부여되죠.

MLB에서 만나는 ABS, 결코 쉽지 않았는데요. 전면 도입이 아닌 ‘챌린지’로 등장한 이유이기도 하죠. MLB는 2019년 마이너리그에서 전면 ABS를 시험한 뒤 반발에 직면했는데요. 일부 선수들은 기존 스트라이크존 체감과 차이와 프레이밍 기술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전을 상상할 수 없을걸?…MLB에도 등장한 ABS [해시태그] (출처=MLB 닷컴 영상 캡처 (mlbstatic.com))


이후 트리플A에서 ‘전면 ABS’와 ‘챌린지형 ABS’ 병행 테스트에 나섰는데요. 2023년 트리플A 선수·코치 설문에서 챌린지 방식 선호가 60%로 가장 높았고 전통 방식 유지가 24%, 전면 ABS는 16%에 그치면서 절충 모델이 나서게 된 거죠.

스트라이크존 기준도 조정 과정을 거쳤습니다. 초기 3차원 판정 방식은 커브볼이 존 앞부분만 스쳐도 스트라이크가 되는 문제가 노출되며 결국 2차원 평면 기준으로 확정됐죠. 최종 존은 폭 17인치, 상단 타자 신장의 53.5%, 하단 27%로 설정됐는데요. MLB 내부 연구에 따르면 기존 인간 심판 존은 상단 55.6%, 하단 24.2% 수준으로 더 둥근 형태였기에, 조금 더 각진 형태의 ABS존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습니다.


▲이전을 상상할 수 없을걸?…MLB에도 등장한 ABS [해시태그] (출처=MLB 닷컴 영상 캡처 (mlbstatic.com))


신문물(?) 테스트도 활발했습니다. MLB가 공개한 스프링트레이닝 테스트 자료에 따르면 2025~2026년 288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4.1회의 챌린지가 신청됐는데요. 1회 판정 소요 시간은 평균 13.8초, 경기당 추가 시간은 약 57초였죠. AP통신이 전한 시범경기 데이터에서는 챌린지 번복률이 약 50%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청의 절반 정도가 번복된 거죠.

지난달 27일 ‘마르키 스포츠 네트워크’ 유튜브 영상에서 이안 햅 등 현역 메이저리거들은 스프링캠프에서 경험한 ABS를 두고 “생각보다 투수 친화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공의 일부라도 존을 스치면 스트라이크로 잡히면서, 인간 심판이라면 볼이 될 코너 공이 판정을 뒤집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요.

선수들은 개인별로 계산된 스트라이크존 적응을 과제로 꼽았습니다. 마이너리그 데이터에선 타자는 높은 공, 포수는 낮은 공 판독에 강점을 보였고 이 때문에 “투수보다 포수 판단을 믿자”는 공감대도 형성됐죠.


▲이전을 상상할 수 없을걸?…MLB에도 등장한 ABS [해시태그] (출처=MLB 닷컴 영상 캡처 (mlbstatic.com))


팬 반응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실시된 관중 설문에서 72%는 ABS가 관람 경험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답했는데요. 69%는 정규시즌 도입을 원했죠. 팬이 보는 것은 판정의 철학이 아니라 결과의 공정성이었죠. 특히 승부처에서의 코너 판정 논란이 줄어든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ABS 선배 한국도 이런 과정을 거쳤는데요. KBO는 2024시즌부터 모든 투구를 자동 판정으로 전환했는데, 첫해에는 적지 않은 충돌이 있었죠. 스트라이크 존 체감 차이와 구장별 존 설정 등 여러 불만이 튀어나왔는데요. KBO는 이후 투구 궤적 데이터를 공개하며 시스템 오류와 구장별 차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에 나섰죠.

여러 의견에도 불구 팬들의 반응은 호의를 넘어 ‘전면 응원’에 가까웠는데요. 억울한 스트라이크와 억울한 볼을 마주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컸죠. 그야말로 심판 판정 스트레스 해소의 최고의 해결책이었습니다.


▲이전을 상상할 수 없을걸?…MLB에도 등장한 ABS [해시태그] (뉴시스)


ABS 도입 전에는 알 수 없는 스트라이크 존으로 의미 없는 ‘커트’가 늘어나고 경기는 지루해졌는데요. 팬 입장에선 답답함이 풀리는 최고의 소화제였던 셈입니다.

거기다 만인에게 ‘공정한 심판’이라는 점이 믿음을 더했는데요. 다소 갸우뚱거릴 수 있는 ABS일지라도 양 팀에게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이 모든 불만을 잠재웠습니다. ‘판정의 예측 가능성’에 큰 점수를 준건데요. “이제는 ABS 이전을 상상할 수가 없다”라는 무한 지지를 받고 있죠.


▲이전을 상상할 수 없을걸?…MLB에도 등장한 ABS [해시태그] (뉴시스)


유일한(?) 단점은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것이라는 점이었는데요. ABS에 익숙하다 보면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였죠. 하지만 올해부터 MLB에서도 부분적으로나마 ABS를 도입하면서 걱정을 덜어냈는데요. 팬들은 빅리그 또한 ‘ABS의 늪(P)’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예언에 나섰습니다.

이제 스트라이크존 판정에서 기술은 변수라기보다 전제가 됐는데요. KBO는 이미 전면 자동화 체제로 자리 잡았고 MLB가 챌린지를 확정한 지금, 국제대회 또한 이 흐름을 비껴가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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