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8~9% 급등…외국인 수급·환율 상단 부담 변수

사상 처음 6000선을 돌파하며 7000선을 향해 달리던 코스피가 중동발 전쟁 리스크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교전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 위험회피 국면으로 전환했다.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상승 추세를 꺾을 구조적 변수라기보다는 6000선 안착을 점검하는 첫 외부 충격이라는 평가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5% 하락한 5만805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 넘게 급락하며 5만7000선 초반까지 밀렸지만 오후 들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47% 오른 4182.59에 마감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낙폭을 확대하며 전 거래일 대비 2.12% 하락했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 지정학적 리스크 충격으로 일제히 하락했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축소했다.
국내 증시는 전날 3·1절 대체휴일로 휴장하면서 글로벌 충격이 아직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 해외 증시가 하루 동안 소화한 변동성이 국내 시장에 한 번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개장 직후 수급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외국인 자금 동향과 프로그램 매매 흐름, 원·달러 환율 방향성이 단기 지수 변동폭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환율이 1480원 상단을 시험할 경우 외국인 매도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8% 이상(5.55달러) 오른 배럴당 72.5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약 9%(6.54달러) 급등한 79.41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4년래 최대 상승폭이다. 금 가격도 동반 상승하며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기업 비용 부담을 키우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해 금리 경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유가 급등의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7%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로,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며 유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긴장이 장기화되면 공급 차질 우려가 현실화되며 유가가 추가 급등할 수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봉쇄될 경우 유가가 10~15달러 추가 상승할 수 있고 이는 주요 석유 수입국의 GDP를 0.3~0.4%포인트 낮추는 요인”이라며 공급 차질 리스크를 경고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은 과거와 다르다는 평가다. 지난달 코스피는 20% 급등하며 사상 처음 6000선을 돌파했고 6300선까지 올라섰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32조234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조 원을 넘어섰다. 1월(27조560억 원) 대비 19% 증가한 규모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중동 사태는 단기적으로 코스피 조정과 외국인 일평균 5000억 원 안팎 순매도 확대, 달러-원 환율 1480원 상단을 열어두는 리스크오프 변수”라면서도 “반도체 이익 성장과 3차 상법 개정(자사주 소각) 등 구조적 호재가 유효한 만큼 충격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고 회복 속도도 빠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