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현실화에…韓 정유·항공·해운 ‘동시다발 비상’ [하메네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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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에 호르무즈 전면 봉쇄 가능성
유가 급등 가능성에 정유업계 비상회의
항공·해운 등도 긴급 점검
정부도 실물경제 충격 최소화 총력

▲호르무즈해협의 이란 해안과 케심섬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자, 국내 산업계와 정부가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사실상 차단하면서 원유 수급과 물류망 전반에 차질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물론 정유·항공·해운업계가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기업들은 이날 비상회의를 열고 중동 정세와 원유 수급 상황을 점검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될 경우 물류와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충격이 가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CG)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선박 통행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이미 해당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통행량은 기존의 3분의 1 미만으로 급감한 상태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사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4분의 1이 지나가는 핵심 수송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체 원유 도입량의 약 69%를 중동에서 들여왔으며, 이 중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됐다. 이곳의 봉쇄가 장기화하면 원유 가격 급등은 불가피하다. 이미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고, 글로벌 투자은행(IB)은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봉쇄 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유 공급 차질과 비용 부담을 우려한 정유업계는 항행 중인 유조선의 안전 여부를 최우선으로 점검하면서 대체 공급 경로와 스팟(현물) 물량 확보를 검토 중이다. 다만 정부와 민간이 총 7개월분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어 당장의 충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오히려 봉쇄 장기화 시 석유화학 제품 원가는 급등하고, 경기 위축으로 제품 수요는 급감해 석화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업계도 비상이다. 일부 중동 노선은 공역 폐쇄를 이유로 회항 또는 결항 조치가 이뤄졌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중동 노선인 인천∼두바이를 매일 왕복 운항하고 있었으나, 회항·결항 조치 후 상황에 따라 스케줄 조정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항공사들은 영업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유 비용 증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국제 유가와 환율이 상승하면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추가 운임이나 리스료, 보험료, 정비비 등이 수익성에 추가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해운업계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SK해운, 팬오션 등 유조선과 벌크선박 중심의 해운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필수다. 이에 회항이나 우회 방식 등을 점검하고 있으나, 실효성 문제는 물론 운임 증가 등이 불가피해 수익성 우려도 크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미국·이란 사태 관련 긴급 수출입 물류 점검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해상 운임이 최대 50~80%까지 상승할 수 있고, 우회 경로의 실질적 가동 여부도 아직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정부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제2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및 산업계, 협회 등과 함께 중동 정세 악화가 국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긴급 점검했다. 이번 회의는 전날 저녁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주재한 긴급 점검에 이은 후속 회의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중동 상황 관련 관계기관 합동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우리 선박의 운항 현황 점검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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