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공원에서 발생한 시베리아호랑이 ‘미호’ 폐사 사고는 사육사의 문 잠금 확인 소홀과 2인 1조 근무 지침 위반이 겹치며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서울대공원이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영실 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1)에게 제출한 ‘맹수사 호랑이(미호) 폐사사고 자체 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사고는 18일 오후 4시 15분께 맹수사 A동 내부 방사장에서 일어났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조사 결과, 당시 금강을 내부 방사장으로 들이는 과정에서 내실에 있던 미호가 먼저 방사장으로 나온 상태였고, 이어 금강이 진입하면서 두 개체가 접촉해 격렬한 투쟁이 벌어졌다. 맹수사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연결문이 열린 직후 금강이 미호에게 빠르게 접근하고 곧바로 충돌이 발생하는 장면이 담겼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입·방사 과정에서 ‘산실문 잠금 상태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담당 사육사는 금강을 들이기 전 산실문 잠금 상태를 확인해야 할 책임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다만 당시 주변이 어두웠고 다른 사육사가 문을 닫았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사고 당시 ‘입·방사 시 2인 1조 근무’ 지침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사육사 두 명은 해당 지침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근무 여건과 마감 시간대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구역을 나눠 1인 체계로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사고 당일 A동과 B동을 각각 1인 체제로 운영한 사실이 확인됐다.
충돌 직후 사육사들은 고압 호스로 물을 뿌리고 대나무 막대 등을 이용해 분리를 시도했으나, 약 4분간 금강이 미호의 목덜미를 물고 공격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후 진료팀이 도착해 심폐소생술과 응급 처치를 시행했지만 미호는 심정지 상태로 끝내 폐사했다.
서울대공원은 이번 사고로 감정가 기준 약 2000만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원 측은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 사육사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검토 중이다.
미호는 2013년 6월 서울대공원 보유 개체였던 로스토프와 펜자 사이에서 태어난 암컷으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시베리아호랑이 개체다. 앞서 서울대공원에서는 2023년과 2024년에도 시베리아호랑이들이 잇따라 폐사한 바 있어 관리 책임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이영실 의원은 “2022년 유사 사고 이후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음에도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맹수 관리는 단 한 번의 절차 누락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장 관행과 운영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공원은 남미관 인근 동물위령비와 미호가 생활하던 맹수사에 다음 달 1일까지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다만 공원 측은 “아직 조사 결과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며 추가 분석 결과를 추후 안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