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 성장' 양극화의 그늘⋯한은 "반도체 쏠림 속 소비ㆍ물가 효과 제한"

기사 듣기
00:00 / 00:00

한은, '부문별 성장 차별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 경제전망 발표

▲AI 인공지능 반도체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성장이 집중되는 'K자형 성장' 등 산업별 성장 격차를 키우면서 임금 또는 물가 상승 강도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은은 27일 '부문별 성장차별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기가 회복되며 수요 측 요인이 다소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부문간 성장 차별화는 경기 회복으로 인한 물가 상승의 강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IT 제조업과 여타 부문 성장률 격차는 2024년 하반기 5.0%포인트(p)에서 2025년 상반기 8.2%p, 3분기에는 9.5%p까지 크게 확대됐다. 한은은 올해 전체 경제 성장률을 2.0%로 전망하지만, IT 제조업을 제외할 경우 1%대 초중반에 머물 것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성장의 온기가 경제 전반에 걸쳐 확산하지 못하면서 소비ㆍ임금 경로에서 물가 압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소비 경로를 보면 2023년부터 2024년까지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 증가 폭은 736만 원으로 타 계층을 상회했다. 그러나 고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은 2020~2021년 0.11에서 2022~2023년 0.07로 오히려 하락했다. 늘어난 소득이 곧바로 소비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임금 경로에서도 부문 간 차별화가 뚜렷했다. 상용직 임금은 꾸준한 오른 반면, 임시일용직 임금은 건설업 부진 등의 여파로 2024년 하반기부터 감소했다. 임금 상승 폭이 큰 대기업 종사자의 비중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임금 격차가 커지면서 경제 전반의 기조적 임금 상승 압력은 과거 평균보다 낮아졌다.

이처럼 노동 비용 상승이 억제되면서 한계비용을 통한 물가 상승 압력도 약화됐다. 실제 한은이 근원물가 상승률과 국내총생산(GDP) 갭률의 상관관계를 시기별로 비교한 결과 2021~2022년에 비교적 뚜렷했던 양(+)의 상관관계가 2023~2025년 들어서는 눈에 띄게 약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반도체 등 일부 IT 대기업이 주도하는 K자형 회복 국면에서는 성장의 온기가 다른 부문으로 확산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며 "향후 물가 흐름은 유가 및 환율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는 비IT 부문의 경기 회복 여부가, 비용 측면에서는 반도체 가격의 움직임 등이 주요 변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