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 빅테크 기업들이 요구해온 ‘고정밀 지도(1:5,000)’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동안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반출이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이번에는 보안시설을 지도에서 비노출 처리하고, 지도 가공은 국내 서버에서만 이뤄지도록 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구글·애플 등 해외 플랫폼이 요구하는 고정밀 지도는 실제 거리 50m를 지도에서 1cm로 표현하는 수준으로, 길 안내·도보 내비·대중교통 연계 같은 기능의 정확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고정밀 지도 반출이 막혀 해외 플랫폼이 다른 나라에서 제공하던 ‘풀(Full) 길찾기 경험’을 제한적으로만 제공해왔다는 점이 계속 논란이었다.
고정밀 지도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관광객의 이동 편의가 개선되고, 동선 기반 추천·지역 탐색이 강화되면서 자영업자에게도 새로운 유입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반대편에는 국내 플랫폼(네이버·카카오)이 있다. 구글이 더 정교한 지도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사용자 경험에서 밀려 국내 플랫폼의 약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더욱 우려되는 건 고정밀 지도가 단순 ‘길찾기’가 아니라, 향후 자율주행·스마트시티·디지털트윈 같은 차세대 산업의 핵심 데이터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OTT·음악 등 플랫폼 시장에서 빅테크에 1위 자리를 내준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지도 분야에서도 '편의'만 강조할 게 아니라 산업·안보·데이터 주권까지 포함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