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00건 넘더니...1월 법인파산 신청 64% 급증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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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000시대...중소기업은 여전히 힘들다
코로나19 여파 아직까지도 이어져
거래처 파산에 채권자 법률 자문 수요도 늘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회생법원. (뉴시스)

지난달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6000 시대가 열리며 첨단 업종 대기업을 중심으로 온기가 감지되고 있지만, 고금리 여파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한계에 내몰린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월 법인파산 접수 건수는 19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117건) 대비 약 64.1% 증가한 수치로, 통계가 집계된 이래 1월 기준 역대 최대 수치다.

법인파산은 법인이 자신의 재산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경우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고 법인의 재산을 현금화해 채권자들에게 권리의 우선순위 등에 따라 분배하는 절차다.

법인파산 접수 증가는 기업들이 회생을 통한 재기보다 법적 실체를 소멸시키는 청산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법인파산 접수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955건 △2022년 1004건 △2023년 1657건 △2024년 1940건 △2025년 2282건을 기록했다.

법인파산 접수가 연간 2000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통계상 파산 신청 법인의 유형은 구분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대기업보다 경기 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법인파산 접수 건수 (법원통계월보)

법조계에선 코로나19 충격의 여진이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하승수 공보판사는 “코로나19 당시의 매출 하락으로 유동성 위기가 이어져 결국 파산 접수에 이르는 법인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백주선 법무법인 대율 대표변호사 역시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끼친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당시 정부의 지원책으로 어떻게든 버틴 중소기업들이 한계에 마주해 정리하는 모습이 지금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들의 대출 연체도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72%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변호사 업계에 따르면 파산 신청 법인이 증가하면서 관련 자문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의 파산·회생 전문 이재하 파트너 변호사는 “최근 채권자들이 거래처가 회생이나 파산 절차에 들어간 것에 대한 자문 수요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식 회계법인 대륙아주 대표회계사는 “감사보고서를 작성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손익 증감인데, 전반적으로 매출이 성장한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가 올라가고 있는 건 반도체, 인공지능(AI) 덕분이지만 파급력이 크진 않다”며 “경기 침체로 건설 등 다른 업종들은 여전히 힘든 분위기”라고 짚었다.

다만 법인파산을 무조건 부정적인 신호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백 변호사는 “이전에는 기업이 재정적으로 어려우면 그냥 방치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과감히 채무를 정리해 새롭게 나아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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