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수익 극대화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대거 몰리고 있다. 자금이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과열에 따른 변동성 리스크가 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374조36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5일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달 초 350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단기 차익을 노린 레버리지 상품으로의 자금 쏠림이다. 실제로 국내 코스닥 ETF 순자산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2위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해당 ETF는 24일 기준 순자산총액 4조8695억원 가량을 기록했다.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또한 2812억원으로,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150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공격적인 베팅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쏠림 현상을 우려 섞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상승장에서 큰 수익을 안겨주지만, 지수가 정체되거나 하락할 경우 ‘음의 복리(Volatility Drag)’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수가 횡보하더라도 일일 리밸런싱 과정에서 순자산가치가 깎여나가는 구조적 한계 탓에 장기 보유 시 실제 지수 수익률을 크게 밑돌 위험이 크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는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밸류업)에 힘입어 우상향 곡선을 그렸으나, 일각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보다는 소외될지 모른다는 두려움(FOMO)에 사로잡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도 한국 레버리지 ETF 시장의 과열 양상을 주목했다. FT는 한국 ETF 시장에서 레버리지 상품의 비중이 전체 ETF 상품 수 기준으로는 3.7%에 불과하지만 올해 전체 ETF 거래량의 약 20%를 차지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CLSA증권 애널리스트 말을 인용해 “시장이 투기적으로(speculative) 변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레버리지 투자의 또 다른 복병은 괴리율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유동성 공급자(LP)가 적정 가격에 호가를 제출하기 어려운 상황이 빈번해졌다. 실제로 지난 20일 ‘KODEX 반도체레버리지’의 시장 가격은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 시간대 변동성의 영향으로 순자산가치(iNAV)보다 약 1.19% 저평가됐고, 이에 따라 23일 괴리율 초과 발생 공시가 나오기도 했다. 투자자가 지수 움직임과 무관하게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게 되는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해외 자산을 기초로 하는 국내 상장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현지 시장과의 시차로 인해 괴리율이 3% 이상 벌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방향성을 정확히 맞췄을 때 효율이 극대화되지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극심한 환경에서는 ‘양날의 검’이 된다”며 “전체 포트폴리오의 일정 수준 이하로 비중을 조절하는 등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