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한강벨트는 조금 더 기다려 볼 여지 있어
자금 부족하면 신도시 공공택지·특별공급 노릴 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서울 아파트 시장에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가 몰려있는 강남 3구와 용산구도 약 2년 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핵심지까지 조정 신호가 번지는 모양새다. 기존 호가 대비 수억원을 낮춘 급매물도 적잖게 등장하면서 전문가들은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될 거라고 보고 무주택자라면 3월 안에 빠르게 주택 매수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2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2049건(2월 28일 기준)으로 한 달 전(5만7132건)보다 26.1% 늘었다. 자치구별로 매물 증가율을 살펴보면 성동구가 61.2%로 가장 컸고 동작구(46.8%), 송파구(45.3%), 광진구(42.7%), 마포구(42.6%) 등 순이다. 강남과 '한강벨트' 등 주요 지역에서 매물 확대 폭이 크게 나타난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예고된 5월 10일 전까지 다주택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집값도 ‘상승 둔화’로 반응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1% 상승해 4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핵심지로 꼽히는 강남3구와 용산구가 하락 전환했다. 강남구는 –0.06%, 서초구 –0.02%, 송파구 –0.03%, 용산구 –0.01%를 기록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100주만에, 용산구는 2024년 3월 첫째 주 이후 101주 만에 하락이다. 송파구 또한 2025년 3월 넷째 주 이후 47주 만에 내렸다.
호가를 낮춘 급매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전용면적 183㎡)는 기존 최고가 128억원가량에서 100억~110억원 수준으로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왔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전용 84㎡) 호가는 27억5000만원 수준으로 지난 1월 실거래가(30억원) 보다 2억5000만원가량 낮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에 나서기 좋은 시점이라고 본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매도자 입장에서 지금이 가장 불안할 시기이기 때문에 주택 마련 계획이 있다면 매물이 불어난 지금 매수에 나서야 한다”며 “매수자는 가급적 빨리, 3월 내에 결판 짓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또한 “일시적 매수자 우위시장이 형성될 수 있지만, 5월 9일 이후 매물이 잠기고 전월세난이 예상되기 때문에 여유 부릴 상황은 아니다”라며 “계약이 평소보다 몰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4월 중순에는 매매 예약을 하고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2달 정도밖에 시간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매수자 사이에서는 5월 9일이 다가올수록 더 싼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는 기대 심리도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동남권 매매수급지수는 5주째 하락세가 이어져 2월 넷째 주에 기준선인 100.0을 기록했다. 동남권에는 강남 3구와 강동구가 포함된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음을 뜻한다. 저렴한 매물에 대한 기대감에 최근 거래도 비교적 많이 이뤄지지 않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송파구의 거래량은 1월 325건에서 2월 110건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남 지역 등 핵심 지역을 염두에 둔 게 아니라면 수요가 과열된 만큼 빠르게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 위원은 “한강 변 고가 단지나 강남 지역 급매물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기다려볼만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매물 수는 제한적이지만 수요자는 많기 때문에 남은 매물이 있느냐 없느냐의 싸움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면 2·3기 신도시 공공택지와 신혼·생애최초 특별공급 등 분양 기회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당장 주택 구입이 어렵더라도 2, 3기 신도시 착공 물량을 보면 경기권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물량의 공공 택지를 정부가 공급할 것”이라며 “신혼부부나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분들이 특별 공급을 통해서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기다리는 것들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 집 마련의 ‘통로’로 불려온 청약은 ‘시세 대비 할인’이 있을 때만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피스텔·소형주택 등 비아파트도 상품성 비교 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오피스텔은 수요자 입장에서 접근 가능한 가격선으로 와 닿기 때문에 대체재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다만 함 랩장은 “역세권 신축 등 조건이 맞으면 오피스텔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커뮤니티·조경 등 단지 규모의 한계는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