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던 한국의 전통 대중음악 트로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트로트는 K팝 이전 한국 대중음악의 원형으로,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등장해 한국 현대사의 정서를 담아온 장르로 소개됐다. BBC는 트로트가 미국 '폭스트롯(foxtrot)'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특유의 2박자 리듬과 단조 선율, 강한 비브라토와 '꺾기' 창법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트로트 가사에 녹아 있는 '한(恨)'의 정서에 주목했다. 사랑과 이별, 고향에 대한 그리움 등 한국 사회의 집단적 감정을 담아냈다는 분석이다. BBC는 이를 두고 "20세기의 격변을 견뎌낸 거의 유일한 현대 음악 장르"라는 평가도 전했다.
특히 트로트의 전성기로 1960~70년대를 언급하며 가수 남진과 나훈아의 라이벌 구도를 조명했다. 이들은 당시 대중적 인기를 끌며 오늘날 K 팝 아이돌에 비견될 만큼의 팬덤 경쟁을 벌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후 K 팝이 세계적 인기를 얻으면서 트로트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촌스럽고 구식'이라는 인식을 얻게 됐고, 주 소비층이 고령층에 머물렀다는 점도 짚었다.
최근 재조명의 중심에는 2020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 우승자로 이름을 알린 가수 임영웅이 있다. BBC는 임영웅이 1만7000여 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우승한 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대중적 성공을 거뒀다고 소개했다. 다만 장르 전체가 젊은 세대로 확장됐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BBC는 2000년대 '오 마이!'와 '사랑의 배터리' 같은 세대를 아우르는 메가 히트곡이 최근에는 부족하다는 음악 평론가의 의견을 전하며, 트로트가 여전히 특정 연령층 중심의 시장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활용해 K 팝 곡을 트로트 스타일로 재해석한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저작권 문제와 함께 "장르 자체에 대한 소비라기보다 AI 기술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유행"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BBC는 트로트가 향후에도 '클래식 K팝'으로 존중받을 가능성은 높지만, 주류 음악 시장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