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030년까지 125조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이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이후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 로보틱스 산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 구현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제조·물류·판매 등 전 밸류체인에 걸쳐 확보 가능한 기업으로 모빌리티부터 로보틱스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산업을 확대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로봇 산업을 글로벌 허브로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국내 로봇 산업 경쟁력은 ‘DESIGN’으로 요약된다. △Demand(수요) △Experience(운영경험) △Supply Chain(공급망) △Infrastructure(인프라) △Government(정책) △Network(산업 네트워크) 등 여섯 가지 요인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수요(Demand) 측면에서 한국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로 자동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30년부터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산업연구원이 제시한 연 2.0%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4년까지 취업자 122만2000명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이에 제조·물류·의료·서비스 전반에서 인력 공백이 구조화되는 만큼 로봇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운영 경험(Experience) 역시 강점이다.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 제조업의 로봇 밀도는 근로자 1만명당 1012대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싱가포르(730대), 독일(415대)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이는 단순 도입을 넘어 공정 설계, 운영, 유지보수, 안전 관리까지 현장 역량이 축적돼 있음을 의미한다. 자동차·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산업 등 정밀 공정 기반 산업 구조도 로봇 실증과 확산을 가속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공급망(Supply Chain) 측면에서도 한국은 모터, 감속기, 액추에이터, 센서, 배터리 등 로봇 핵심 부품을 아우르는 후방 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스타트업부터 중견·대기업까지 연결된 구조는 기술 검증과 양산 전환 속도를 높이는 기반이 된다. 현대차·기아는 제조 인프라와 생산 데이터를, 현대모비스는 정밀 액추에이터를,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최적화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그룹 차원의 역할 분담도 이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력해 아틀라스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며 글로벌 로봇 부품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인프라(Infrastructure) 경쟁력도 뚜렷하다. 초고속 통신망과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인프라는 로봇을 연결된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관제, 원격 진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데이터 수집과 학습이 실시간으로 이뤄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ICT 인프라와 AI 역량이 결합되면서 로봇 운영 데이터가 학습 자산으로 전환되는 구조다.

정부(Government) 정책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 1월 확정된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2024~2028)’은 로봇을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실증·보급·규제 개선·인력 양성까지 포함한 산업화 대상으로 규정했다. 현 정부 역시 AI를 국가 성장 전략의 핵심축으로 설정하고 로봇을 주요 응용 분야로 포함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제조·물류·서비스 현장은 로봇 실증 무대로 기능할 수 있는 산업 네트워크(Network)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포스코, CJ대한통운 등 주요 기업도 각 산업 현장을 로봇 실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125조2000억원 국내 투자 계획은 이 같은 ‘DESIGN’ 구조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AI 기반 로보틱스 역량을 고도화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국내 로봇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 기술 고도화의 핵심은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며 “로봇산업을 국가 산업 전략의 축으로 설정하고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