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의존 높은 소비 관련 기업에 호재
트럼프 새 관세 시도는 장기적 불확실성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입각해 발동한 이른바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들썩일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관세 부담 완화 기대에 주식시장이 훈풍이 불고, 재정 악화 우려로 미국 국채에는 경계감이 감돌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백악관이 다른 법적 수단을 통한 과세를 시도할 가능성이 남아있어 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관세 철폐 결정은 기업의 이익률 개선과 소비자 부담 경감으로 이어지며,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날 뉴욕증시는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상승 출발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오전 10시 40분 현재 전일 대비 0.16% 상승한 4만9475.13에, S&P500지수는 0.38% 오른 6887.73에 거래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64% 오른 2만2827.05를 나타냈다.
앞서 오성 권 웰스파고 수석 주식 전략가는 전반적으로 관세에 부정적인 판결이 나올 경우 S&P500 기업들의 세전이익(EBIA)이 올해 전년 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제임스 세인트 오빈 오션파크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리면)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혜택은 종목별로 차이가 있을 전망이다. 수입품 의존도가 높은 소비 관련 기업에는 호재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중국 등에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의류·완구가 승자가 될 것으로 봤다. 은행과 같은 금융 기관들도 소비자들의 자신감 회복이나 여유 자금 증가로 인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하리스 쿠르시드 카로바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소재 및 원자재 외에도 보호주의의 혜택을 받아온 미국 내 제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채권 투자자들은 변동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수입이 재정 적자 억제에 기여해 왔기 때문에 불법 판단은 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를 부추길 수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 배리 등 전략가들은 “(관세 철폐는) 장기 금리 상승과 수익률 곡선의 가파른 상승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법적 수단으로 과세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커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되는 관세 부과 시도는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남긴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설령 패소하더라도 법적 근거를 변경해 상호관세나 펜타닐 관세와 유사한 관세를 계속 징수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로이터통신은 데이비드 사이프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다른 다섯 가지 법적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며 “올해 말쯤이면 현재와 거의 똑같은 관세 체제를 갖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