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범끼리 영업비밀 공유한 것도 누설·취득 범죄 성립"…기술 유출 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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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 간 누설도 별도 범죄로 성립…1·2심 판단 뒤집어
法 "영업비밀 침해 단계 전반을 폭넓게 처벌해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뉴시스)

반도체 증착 장비 설계 도면 등 영업비밀을 빼돌린 일당에게 사용 범죄와 별도로 '누설·취득' 범죄도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달 15일 산업기술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일당에 대한 원심의 무죄 부분을 파기‧환송했다고 23일 밝혔다.

피고인 A 씨 등은 2022년경 반도체 장비 제조사인 유진테크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증착 장비 관련 제작 도면을 무단 반출했다. 이들은 빼돌린 자료를 중국 내 반도체 증착 장비 개발 등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피고인 B 씨 등이 국내에 구축한 네트워크 연결 저장 장치(NAS) 서버에 올렸다.

검찰 공소사실 요지에 따르면 이들은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유진테크의 영업비밀을 누설했다.

앞서 1·2심은 피고인들이 NAS 서버에 자료를 올린 것과 외국 사용 행위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했다. 영업비밀을 사용해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업비밀 국외 누설 부분 △외국 사용 목적 산업 기술 공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사용죄에 흡수된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영업비밀 사용으로 인한 유죄를 인정한 이상, 피고인들 사이에서 각자가 취득한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행위는 이들끼리 영업비밀을 사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달한 행위에 불과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영업비밀의 '사용'과 '누설·취득'은 서로 다른 독립된 범죄라고 못 박았다. 사용 범죄가 성립했다고 해서 누설·취득이 이에 흡수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아직 정보를 알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영업비밀을 알려주거나 넘겨주는 경우, 상대방과 함께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기로 공모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누설·취득죄가 성립한다"고 했다.

이어 "영업비밀의 사용에 영업비밀의 누설 또는 취득이 반드시 선행하거나 전형적으로 수반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영업비밀의 사용만 이루어지는 경우보다 영업비밀이 누설, 취득돼 사용되는 경우 법익 침해의 정도와 불법성이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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