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1인자서 '무기징역' 선고까지...윤석열 수난사 [尹 무기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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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형사 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지난 4월 내란 사건 재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국정 1인자인 대통령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피고인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년 3월 대통령 당선 이후 3년 9개월 만에 겪게 된 수난이다.

등장은 파격적이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은 윤 전 대통령은 검찰 수뇌부 반대에도 국정원을 압수수색했고, 이후 수사 지휘에서 배제되면서 사실상 좌천됐다.

그해 10월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오래도록 회자됐다. 상부 권력자의 뜻이 아니라 법과 조직의 원칙을 따른다는 입장 표명은 ‘권력에 굴하지 않는 검사’라는 상징을 안겼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검팀에 참여하면서 재기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 자리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존재감이 다시 부각된 건 2020년 검찰총장 재직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극심한 갈등을 빚으면서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등을 수사 강행했고,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강경한 노선 안에서 ‘검찰총장 직무배제’라는 초유의 징계를 내린다.

직무배제 효력을 정지한다는 법원 판단을 거치면서 ‘권력에 몸을 굽히지 않는 강직한 법조인’이라는 상징은 재차 강화됐고, 윤 전 대통령이 이듬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출마하는 정치적 밑바탕이 된다.

‘무속 의존 논란’은 예상치 못하게 터져나왔다. 2021년 10월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TV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기고 나온 것이 포착됐는데, 이후 아내 김건희 여사 역시 '천공', '건진법사' 등 측근과의 관계로 끊임없이 무속 관련 잡음을 일으켰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3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0.73%의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지만,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검사 출신 인맥을 요직에 기용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2022년 9월 뉴욕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 만난 뒤 참모들에게 건넸다는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발언이 언론 카메라에 잡히면서 파문이 일기도 했다.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교상 실책 발언의 진위를 두고 언론과 날선 분쟁 벌였는데, 최초 보도 매체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는 등 통제적 언론관을 보이기도 했다.

2024년 4월 열린 제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면서 국회와의 협상 여지는 한층 좁아졌고, 윤 전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주도하지 못하는 무력한 형세가 지속됐다.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동안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등 정부 요직 인사를 연이어 탄핵 소추했다.

2024년 12월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기에 이른다. '야당의 폭거'를 명분으로 들어 항변했으나, 정치적 역량으로 헤쳐 나가야 할 상황을 비이성적인 권력 행사로 마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결성된 내란 특검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비롯 총 8개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날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정치인으로서의 생명도 사실상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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