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연장 공정한가?" 李, 또 다주택자 정조준⋯단기 매물 더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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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대책 이전 대출도 심사 대상
주담대·퇴거자금·임대사업자 대출 압박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관행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부동산 규제의 무게추가 세제에서 금융 영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기존 대출까지 관리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6·27 부동산 대책 시행 이전에 실행돼 규제를 피해왔던 기존 대출들에 대해 만기 시점부터 엄격한 심사 잣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규 대출은 이미 사실상 차단됐지만 과거 대출들이 관행적으로 연장되며 유지되던 구조를 깨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13일 새벽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가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 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긴급 점검 회의를 소집하고 다주택자 대출 실태 파악 및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크게 세 가지 경로로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연장 불허 가능성이다. 특히 과거 금리 급등기 때 허용됐던 '기존 주택 처분 조건부 대출'의 이행 여부를 점검해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어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퇴거자금대출 제한과 △임대사업자 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가 꼽힌다. 특히 가계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임대사업자 대출은 만기가 짧고 한도가 커 규제 시 다주택자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포털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거주 다주택자는 105만3421명이다. 이 중 2주택자가 83만6735명,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1만6686명이다. 다만 다주택자의 구체적인 물건 소재지와 가격대, 보유 주체(개인·법인) 등에 따른 세부 통계는 공백 상태다.

전문가들은 금융 규제가 현실화되더라도 매물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미 대출 규제가 오래전부터 시행돼 다주택자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늘리는 구조는 상당 부분 축소됐고, 최근엔 현금이나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트렌드"라며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소위 '양질의 지역' 매물은 대출 규제만으로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출 비중이 높고 월세 수익을 목적으로 했던 외곽의 비선호 지역 물량들은 일부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실질적으로 다주택자들은 세입자가 껴 있어 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 대출 잔액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며 "과거 종부세 강화 시기에 다주택자 수가 이미 크게 줄어든 상태여서 나올 수 있는 매물도 한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인 매물 증가는 있겠지만, 결국 갈 곳이 정해진 자산가들이 상급지로 몰리면서 ‘똘똘한 한 채’ 현상과 시장 양극화만 더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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