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자립이 낳은 신흥 부호들…‘조용한 괴짜’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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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쥔제·량원펑·왕싱싱 등 차세대 주자 부상
국산화 정책이 키운 AI·반도체 부호들
AI·반도체 창업가 18명, 재산 1005억달러

▲상하이 소재 AI 스타트업 미니맥스 옌쥔제 CEO. (AFP연합뉴스)

중국의 기술 자립 기조 속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급부상하며 새로운 억만장자 세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이들을 집중 조명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들 신흥 거물 18명의 나이ㆍ순자산ㆍ학력ㆍ성과ㆍ국가 혜택 등을 소개하고, 이들이 축적한 자산이 총 1005억달러라고 추산했다.

이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순자산 105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단 미국 AI 하드웨어 붐의 최대 수혜자인 젠슨 황의 자산(1530억달러)에는 못 미친다.

가령 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 등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중국 멀티모달 AI 기업 미니맥스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36세인 옌쥔제 CEO를 억만장자로 만들었다.

옌 CEO가 오픈AI를 상대로 끊임없이 벤치마킹하는 AI 모델들은 새로운 기술 민족주의 열풍에 화력을 보태고 있다.

이예 옌 CEO는 딥시크의 량원펑, 유니트리로보틱스의 왕싱싱 등과 함께 미국 AI 지배력에 도전하는 중국 신세대 기업가 중 한명으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세계 양대 강국 사이의 기술 및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들이 부상했다는 사실은 이제 중국에서의 부의 창출이 국가의 기술 자립 추진력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변화는 중국 내 새로운 유형의 기술 엘리트 시대를 열었다”면서 “2017년 알리바바그룹 창립 기념 파티에서 외향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잭 마(마윈)로 대표되는 ‘록스타 CEO’의 시대는 가고, 이제는 ‘조용한 괴짜’들의 세대가 도래했다”고 평했다.

실제 오늘날의 중국 기업가들은 세간의 이목을 피한다. AI 반도체 설계회사 캄브리콘테크놀로지의 천톈스가 대표적인 예다. 16세에 대학에 입학한 영재 출신인 그는 언론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평범한 연구원’이라 부르는 것을 선호한다. 딥시크의 량원펑 역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공석에서 사진이 찍히는 일도 드물다.

이러한 신중함은 전략적 선택이라고 한다. 미국의 제재 대상 명단에 오르는 것과, 부의 과시를 부정적으로 보게 된 정부의 감시망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선의 방어책으로 본 것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투자자문사 BDA차이나 회장이자 아시아소사이어티 이사인 덩컨 클라크는 “이들은 미·중 갈등 속에 휘말리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면서 “정부 자금을 받거나 미국의 수출 통제 명단에 걸릴 위험이 있는 기업이라면, 목표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부분 1970~1980년대 남성으로 주로 칭화대학교나 중국과학원(CAS) 출신 엘리트다. 상당수가 수년간 국가의 지도 아래 일한 경험이 있다.

캄브리콘의 천톈스는 AI 칩 제조사를 설립하기 전 중국과학원에서 6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의 자산은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국산품 애용’ 정책에 힘입어 2024년 초 이후 800% 이상 급증한 215억달러를 기록했다.

또 다른 특징은 미국 빅테크 출신 임원들의 귀환이다. 중국에서 작년 12월 잇따른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6명의 신흥 억만장자가 탄생했을 때 이 트렌드는 극명하게 드러났는데, 이들 중 다수가 엔비디아와 AMD 출신이었다.

엔비디아 임원 출신인 장젠중은 중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스타트업 무어스레드를 5년 만에 450억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키워냈으며, 과거 본인이 판매했던 칩을 대체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찬가지로 AMD의 전 고위 임원이었던 천웨이량은 메타엑스의 전략을 구상하는 한편 AMD 동료들을 영입해 핵심 경영진으로 키웠다. 한때 미국 기술 시스템의 부품에 불과했던 이 창업자들은 이제 중국 내에서 그 시스템의 최대 경쟁자가 됐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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