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도로에서 적응형 순항제어(ACC)를 사용하다 발생한 교통사고가 최근 5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보급 확대 속에서 운전자 경계심 저하가 사고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13일 발표한 ‘고속도로 ACC 사용 중 교통사고 실태’에 따르면, 2020~2025년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가입 차량 기준 ACC 사용 중 발생한 고속도로 사고는 총 290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15건에 불과했던 사고는 2025년 101건으로 늘며 5년 새 약 6.7배 증가했다.
사고 유형을 보면 운전자 전방주시만 이뤄졌어도 예방 가능했던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차로를 이탈해 주변 차량이나 공작물과 충돌한 사고가 180건으로 전체의 62.1%에 달했고, 인접 차로에서 끼어든 차량에 대응하지 못하고 측후방을 충돌한 사고가 54건(18.6%), 전방 저속 차량을 인식했으나 충분히 감속하지 못하고 후미를 추돌한 사고가 42건(14.5%) 순이었다. 도로 공사구간이나 선행사고 현장을 인식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도 14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환경을 분석한 결과도 주목된다. ACC 사고 149건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직선 구간에서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77.2%(115건)를 차지했고, 주변에 차량이 많지 않은 소통이 원활한 교통 상황에서도 51.7%로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 기상 조건 역시 맑은 날이 84.6%로 대부분을 차지해, ACC 차량의 카메라 센서나 레이더 센서의 감지에 영향을 주는 악천후나 도로상황 보다는 운전자의 주의력 저하가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연구소는 ACC가 자율주행이 아닌 ‘운전 보조 기능’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ACC 작동 여부와 관계없이 안전운전 의무는 운전자에게 있으며, 자율주행 레벨 2 수준의 기능인 ACC는 법적 책임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요 완성차 제조사 매뉴얼 역시 차량 조작의 최종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기술적 보완책으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의 확대 필요성을 제시했다. 유럽은 모든 신차에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의무 장착을 시행했고, 미국 역시 카메라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의무 규정은 없지만 제조사 자체적으로 다양한 차종에 장착을 확대 중이다.
김선호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제조사 메뉴얼에 명시된 것처럼 ADAS 기능은 말 그대로 운전을 보조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운전자는 분명히 보조시스템을 맹신해서는 안되며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며 "ACC와 같이 주행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첨단잔치와 더불어, 실내 운전자의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장치(DMS)가 병행되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